일당 24만원이 17만5천원으로 ‘일용직 임금 깎는 통상근로계수’ 왜? < 임금·근로시간 < 판결 기사 < 매일노동법률 < 기사본문 - 매일노동뉴스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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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인천의 한 복합시설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박흥수(가명)씨는 새벽마다 철근과 자재를 나르며 하루 8시간 넘는 작업을 반복했다. 명목상 일용직이었지만 한 달 대부분을 빠짐없이 출근했고, 임금 명세서에는 늘 ‘일당 24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난청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고 산재보상을 청구하자, 근로복지공단은 “일용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일당을 17만5천200원으로 낮춰 계산했다. A씨는 난청 판정을 받기 전 한 달인 2023년 3월에만 25일을 현장에 나갔고, 연장근로 가산이 붙어 27일치 임금을 지급받았다. 명목상 일용직이었지만 거의 풀타임 노동과 다름없는 근무였다. 그런데도 서류상 ‘일용직’로 분류돼 임금의 30%가 사라진 셈이었다. 이처럼 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일당보다 낮춰 산정하는 구조의 핵심에는 ‘통상근로계수’가 있다.
통상근로계수 딜레마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일당에 통상근로계수(0.73)를 곱하도록 규정한다. 이 제도는 도입 당시 불규칙한 건설·조선 현장의 고용현실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근무일수 변동이 크고 월별 임금 차이가 심한 경우, 근로기준법식 평균임금 산정 방식이 노동자의 실제 임금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통상근로계수는 원래 일용직의 불안정성을 감안해 ‘평균임금이 너무 달라지는 것을 막는 장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제도가 오히려 일용직의 임금을 후려치는 제도로 둔갑하고 있다. 건설현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날그날 부르는” 일용직보다 상용직에 가까운 형태의 연속근로 일용직이 훨씬 많아졌고, 1개월 이상 계속근로가 일반적인 노동패턴이 됐다. 하지만 공단은 일용직이라는 이유만으로 통상근로계수 적용을 사실상 의무화해 왔다. 시행령에는 1개월 이상 근로한 노동자가 계수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 그 결과 A씨처럼 근로일수·임금이 명확한 노동자도 일률적 통상근로계수 적용으로 평균임금이 20~30% 낮아지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일당 전액이 소정근로 대가”… 법원, 공단의 계수 일률 적용 관행 제동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이런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일당 24만원 전액을 평균임금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의 근로계약서에는 소정근로시간 7시~17시(휴게 제외 8시간), 일급 24만원을 명시한 점과 연장근로 가산수당이 붙어 3월에는 27공수로 계산된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3개월 평균임금(14만2천원)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A씨의 평균임금은 24만원이라고 결론냈다.
이번 판결은 통상근로계수 제도가 현장노동자의 현실과 괴리된 채 평균임금을 축소하는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비정형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장치가, 계속근로가 일반화된 건설노동자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동하고 있는 만큼 공단이 평균임금 산정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에서 공단은 “A씨의 일당에 휴일근로의 대가, 각종 추가 수당 등을 모두 포함해 일당 전부를 소정근로의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용노동자의 임금은 본질적으로 ‘그날 일한 소정근로의 대가’를 의미한다며, “휴일근로수당이나 주휴·연차수당처럼 일용직의 근로형태와 양립할 수 없는 임금 항목이 일당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공단이 주장하는 방식대로 일당에 여러 수당이 포함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오히려 계약 당사자의 의사를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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