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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항 재개발 전망, 엑스포 무산 뒤 사람들이 놓치는 ‘도시 밀도’ 문제

    부산 북항 재개발 전망, 엑스포 무산 뒤 사람들이 놓치는 ‘도시 밀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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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뒤 부산 북항 재개발을 검색하는 사람들의 질문은 결국 하나로 좁혀집니다. 행사 하나를 위해 만든 공간이었는지, 아니면 스스로 사람을 불러 모으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입니다. 공원과 오페라하우스, 업무시설 배치도가 아무리 근사해도 설계자·건축사 입장에서 진짜 관심이 가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이 부지에 얼마나 촘촘한 밀도를 넣을 것인가, 그리고 그 밀도가 실제로 사람이 머무는 시간으로 이어질 것인가입니다.

    부산 북항 재개발 전망, 엑스포 무산 뒤 사람들이 놓치는 ‘도시 밀도’ 문제

    2030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뒤 부산 북항 재개발을 검색하는 사람들의 질문은 결국 하나로 좁혀집니다.

    북항은 노후한 부산항 시설을 정비하고 원도심의 활력을 되살리려는 대규모 항만 재개발 사업입니다. 부산역 앞에서 북항으로 이어지는 데크 보행로가 이미 시공되고 있고, 친수공원과 여객터미널, 생활형 숙박시설, 오페라하우스가 하나의 도시축으로 묶이는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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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가 끝났다고 북항 재개발도 끝난 사업일까

    엑스포 유치전이 한창일 때 북항은 전국적인 화제였지만, 유치가 무산되자 관심은 빠르게 식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준공된 시설과 진행 중인 공정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입니다. 국제행사라는 외부 동력 없이 북항 스스로 도시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현장 변화는 뚜렷합니다. 부산역에서 충장대로를 건너 북항으로 진입하는 보행 데크가 만들어지고 있고, 친수공원은 이미 개방돼 있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무빙워크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관광객·여객터미널 이용객까지 고려한 동선입니다.

    바닷물을 끌어들인 수변공간과 넓은 평지형 공원은 부산에서 흔히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산지가 도심을 둘러싸고 필지가 촘촘한 부산은 센텀시티(옛 수영비행장 부지) 정도를 제외하면 넓은 면적을 통합 개발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북항처럼 큰 덩어리를 한 번에 계획할 수 있는 부지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다만 평일 낮 시간대에는 여전히 인적이 드물고, 주변 상업·생활 인프라도 채워지는 중입니다. 공간을 근사하게 조성하는 일과, 그 공간이 매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일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건축설계 단계에서 아무리 좋은 배치도를 그려도 준공 이후 실제 이용률이 낮으면 그 도면은 실패한 계획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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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유치 계획만 발표하면 북항은 저절로 채워질까

    북항뿐 아니라 문현동 국제금융센터, 에코델타시티 등 부산의 여러 개발사업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기업유치'입니다. 업무용지를 조성하고 IT·금융 기업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은 보고서에서는 그럴듯하지만, 실제 기업의 입지 결정은 훨씬 현실적인 계산으로 이뤄집니다.

    채용하기 좋은 지역인가, 협업할 기업과 인재가 주변에 이미 모여 있는가, 기존에 구축한 산업 네트워크를 포기할 만큼 확실한 이점이 있는가가 임대료나 세제 혜택보다 우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람과 인재가 경쟁력인 업종일수록 입지는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채용·협업의 밀도 문제입니다.

    "업무용지를 만들었으니 기업이 들어오겠지"라는 접근만으로는 도시의 밀도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는 건축주가 "건물만 지으면 임차인이 알아서 채워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용도와 규모, 주변 상권과의 관계를 먼저 설계하지 않으면 준공 이후 공실로 남는 경우를 실무에서 적지 않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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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항에 주거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정말 개발 취지와 충돌할까

    북항을 둘러싼 민감한 논쟁 중 하나가 주거 기능입니다. 공공성이 큰 항만 재개발 부지에 주택을 넣으면 특정 민간사업자나 일부 소유자에게 이익이 집중된다는 거부감이 존재합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숙박·오피스 중심으로 개발하면 밤과 주말까지 안정적인 생활 수요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의문으로 남습니다. 직장인은 출근하고 퇴근하지만, 거주자는 식사하고 장을 보고 산책하면서 주변 상업시설을 하루 내내 지속적으로 이용합니다. 건축법상 용도지역·용적률만 놓고 봐도 업무·상업 용도만으로 채운 구역과 주거가 섞인 복합 용도 구역은 시간대별 생활인구 곡선 자체가 다르게 나옵니다.

    센텀시티가 좋은 참고 사례입니다. 업무시설만 있는 구역이 아니라 주변 주거단지에서 발생하는 고정적인 생활 수요가 상업시설과 도시 인프라를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북항을 볼 때 '무엇을 짓느냐'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오피스·숙박·상업·주거 가운데 어떤 용도가 들어오느냐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 공간을 매일 이용하고 소비하는 사람이 충분히 만들어지는지가 더 근본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공원을 줄여 아파트를 짓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유치가 지연돼 장기간 비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부지라면 실제 수요가 있는 다른 용도로 전환할 여지까지 완전히 막아둘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깝습니다.

    부산 북항 재개발 전망, 엑스포 무산 뒤 사람들이 놓치는 ‘도시 밀도’ 문제 - 부산 5


    부산 워터프론트의 진짜 장점은 오피스보다 다른 용도에서 살아난다

    북항이 가진 가장 강한 자산은 바다입니다. 친수공원과 항만을 마주하는 조망은 일반적인 업무지구 설계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그런데 업무공간을 고르는 사람에게 바다 전망이 항상 최우선 조건은 아닙니다. 반면 주거·숙박·관광·상업시설은 전망과 수변 공간 자체가 이용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항을 평범한 오피스 지구처럼 채우면 워터프론트라는 입지의 장점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충분히 살리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해운대가 단순히 해수욕만 하는 장소를 넘어 관광·상업·문화가 뒤섞인 공간으로 진화한 것처럼, 북항 역시 바다를 바라보는 입면과 저층부 계획을 어떤 용도로 채우느냐가 핵심입니다.

    북항의 경쟁력은 '바다 옆에 업무시설이 있다'가 아니라, 바다 때문에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도시를 만드는 데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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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 고밀개발은 바다를 독점하는 것일까, 더 많은 사람이 누리게 하는 것일까

    부산에서는 해안가 고층 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오랫동안 반복돼 왔습니다. 고층 건물이 바다를 가린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한정된 해안 부지를 고밀도로 개발해야 더 많은 사람이 그 인프라와 수변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반대 시각도 있습니다.

    고층 주거·상업·숙박시설이 들어서면 건물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식당·상점·문화시설 같은 생활 인프라가 함께 유입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고밀개발을 단순히 특정 소수가 조망권을 독점하는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설계 실무에서도 고도제한과 용적률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저층부 상업 활성화와 보행 밀도가 크게 갈립니다.

    산지가 많아 활용 가능한 평지가 제한적인 부산에서는 북항 같은 부지의 밀도를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지가 도시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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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기업이전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너무 잘게 나눠서'일 수 있다

    북항의 문제를 부산 한 도시의 개발사업으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방의 여러 혁신도시와 개발지구가 동시에 기업·공공기관 유치를 추진하면서, 정작 기업과 인프라가 여러 도시로 흩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나주, 진주, 안동, 원주 등 여러 지역에 기관과 기능을 분산하면 각 지역에 일정한 효과는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 인프라는 일정 규모 이상 모여야 채용·소비·산업 네트워크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울의 기업과 일자리를 그대로 떼어 지방으로 옮긴다고 해서 같은 규모의 경쟁력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 과정에서 인력이 빠져나가거나 기존 네트워크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 이전 자체를 성과로 볼 것이 아니라, 옮겨진 기능들이 다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룰 만큼 충분히 모였는지를 봐야 합니다. 북항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치 발표 건수보다 실제로 얼마나 밀도 있게 모이는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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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앞으로 부산 북항 재개발에서 무엇을 지켜봐야 할까

    북항의 미래를 판단할 때 새 건물이 몇 채 더 올라가는지만 보는 것은 부족합니다. 첫 번째는 부산역과 북항, 여객터미널, 친수공원 사이의 보행 연결이 실제 생활 동선으로 자리 잡는지입니다.

    두 번째는 업무시설 분양과 기업유치 계획이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지입니다. 세 번째는 주거·숙박·상업·관광시설이 적절히 섞이면서 평일 저녁과 주말에도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만들어지는지입니다.

    마지막은 민간 개발이 실제로 사업성을 갖는 구조인지입니다. 기업은 수익성이 없으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거나 부지를 확보한 채 착공을 미룰 수 있습니다. 공공성만 앞세워 민간의 사업성을 지나치게 배제하면 오히려 사업 자체가 오래 멈춰 설 수 있습니다.

    북항을 두고 "부산의 희망"과 "과연 제대로 되겠느냐"는 의견이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북항 재개발의 성패는 얼마나 거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웠느냐보다, 사람·일자리·자본·생활이 한곳에 얼마나 밀도 있게 모이느냐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엑스포가 사라진 지금이 오히려 북항의 진짜 경쟁력을 확인할 시점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북항을 지켜볼 때는 건물의 높이보다, 그 안과 주변을 실제로 채우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더 정확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부산 북항 재개발 전망, 엑스포 무산 뒤 사람들이 놓치는 ‘도시 밀도’ 문제 - 부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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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AI 시대에 배우지 말고 베껴야 하는 진짜 이유, 슈퍼 샘플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AI 시대에 배우지 말고 베껴야 하는 진짜 이유, 슈퍼 샘플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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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내용]

    AI 시대에 배우지 말고 베껴야 하는 진짜 이유, 슈퍼 샘플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AI가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평준화하면서, 이제는 무언가를 혼자 알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과정과 실패, 개선 방식을 공개하는 사람이 더 큰 신뢰를 얻는 시대가 되고 있다.


    AI가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평준화하면서, 이제는 무언가를 혼자 알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과정과 실패, 개선 방식을 공개하는 사람이 더 큰 신뢰를 얻는 시대가 되고 있다. 슈퍼 샘플은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라 남들이 가져가고, 고치고, 더 좋게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 전체를 여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팔로워를 모으는 사람보다 함께 진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사람이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내용]

    무언가를 더 배워야 할 것 같은 압박이 계속 따라붙는 시대다. AI도 배워야 하고, 숫자도 배워야 하고, 마케팅도 다시 익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어제 통하던 방식이 오늘은 잘 먹히지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질문은 “무엇을 더 배울까?”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무엇을 제대로 베끼고, 어떻게 내 방식으로 발전시킬까?”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베끼기는 몰래 훔치는 표절이 아니라, 좋은 구조를 공개된 방식으로 가져와 다시 진화시키는 태도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을 혼자 쥐고 있는 데서 나오지 않고, 남들이 베껴 가도 될 만큼 과정을 열어두는 데서 시작된다.


    배우는 시대가 흔들리는 이유는 정답이 너무 빨리 사라져서다

    예전에는 잘하는 사람을 찾아가 배우면 됐다. 선생님이 있었고, 교과서가 있었고, 따라 할 공식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1년 전에 먹히던 기획 공식이 지금은 어색해지고, 과거의 성공 사례가 그대로 재현되지 않는다.

    마케터도, 기획자도, 교육자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어디에 돈을 써야 효과가 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모아야 하는지, 무엇을 가르쳐야 지금의 변화에 맞는지 계속 흔들린다. 정답이 없으니 선생님도 흔들리고, 교과서도 금방 낡는다.

    그래서 등장하는 개념이 슈퍼 샘플이다. 단순히 “이걸 참고하세요” 수준의 샘플이 아니라, 레시피와 과정과 실패까지 통째로 열어주는 사례다. 누군가의 완성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바꾸고, 어떻게 실패를 고치고, 어떻게 다음 버전으로 넘어갔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슈퍼 샘플은 미끼가 아니라 레시피 전체를 주는 일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샘플은 마트에서 한입 먹어보는 정도다. 맛있으면 사고, 아니면 지나간다. 하지만 슈퍼 샘플은 다르다. 만두 한 조각을 주는 게 아니라 만두를 만드는 레시피, 더 맛있게 먹는 방법, 실패했을 때 고치는 법까지 같이 공개하는 쪽에 가깝다.

    이 개념은 개발자 문화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다. 깃허브에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신이 만든 코드와 도구를 오픈소스로 공유한다. 누군가는 그 코드를 가져가 써보고, 더 좋게 바꾸고, 다시 제안한다. 그렇게 공개된 샘플은 단순한 무료 자료가 아니라 함께 진화하는 출발점이 된다.

    슈퍼 샘플은 “이 정도만 보여줄게”가 아니라 “내가 만든 과정 전체를 가져가도 된다”는 태도에 가깝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내 노하우를 공개하면 누군가 그대로 따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단순 지식의 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누구나 비슷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면, 차이는 결과물이 아니라 신뢰와 과정에서 생긴다.


    오픈소스가 보여준 건 무료 공개가 아니라 신뢰의 축적이다

    오픈소스를 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누군가 자신의 개발 소스를 공개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것을 쓰고 고치고 평가하면서 그 사람의 신뢰가 커진다. 무료로 푼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의 참여 속에서 업그레이드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테슬라가 전기차 특허를 공개한 사례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혼자 시장을 쥐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전기차 시장에 들어오게 만들면 판 자체가 커진다. 경쟁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장을 키우는 참여자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 흐름이 개발자에게만 머무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마케터, 기획자, 교육자, 창업자도 비슷한 압박을 받게 된다. 완성된 결과만 자랑하는 사람보다, 과정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고치는 사람이 더 신뢰받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AI 시대에 신뢰가 생기는 방식

    예전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전문가처럼 보였다. 이제는 자신이 무엇을 시도했고, 어디서 실패했고, 어떤 피드백을 받아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람이 더 오래 신뢰를 얻는다.


    팔로워의 시대에서 포크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SNS에서는 팔로워가 중요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지켜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가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구경꾼으로만 남아 있기 어렵다. 좋은 샘플을 가져와 자신의 방식으로 바꾸고, 다시 공유하는 참여자가 늘어난다.

    깃허브에는 포크라는 개념이 있다. 누군가 만든 것을 가져와 자신의 버전으로 다시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몰래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다. 누구의 것을 가져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고쳤는지, 다시 어떻게 발전했는지가 공개된다.

    앞으로의 베끼기는 출처 없이 숨기는 방식이 아니라, 누구에게서 출발했는지 밝히고 더 나은 버전으로 이어가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 차이가 크다. 다운로드는 흔적 없이 가져가는 느낌이라면, 포크는 관계를 남긴다. 내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밝히고, 그 위에 내 생각을 더하는 순간 단순 복제가 아니라 계보가 생긴다.


    완성품보다 사람들이 더 궁금해하는 건 그 사이의 노트다

    누군가 큰 성과를 낸 뒤 책을 내면 우리는 완성된 문장을 본다. 하지만 막상 더 궁금한 건 그 사람이 처음에 어떤 메모를 했는지, 언제 방향을 바꿨는지,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같은 중간 과정이다.

    AI 시대에는 이 과정의 가치가 더 커진다. 완성품은 AI도 빠르게 흉내 낼 수 있지만, 한 사람이 문제를 만나고, 판단을 바꾸고, 다시 시도한 발자국은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그 발자국이 쌓이면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신뢰의 기록이 된다.

    개발자들이 라이브 코딩을 좋아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완성된 코드만 보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고 막힐 때 어떻게 돌아가는지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 훨씬 많이 남는다. 기획이나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과보다 사고의 흐름을 보는 사람이 더 깊게 배운다.


    슈퍼 샘플이 되려면 실패까지 공개할 용기가 필요하다

    슈퍼 샘플이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잘된 결과만 보여주는 것은 비교적 쉽다. 매출이 올랐다, 조회수가 나왔다, 성과가 좋았다고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주에 실패한 광고비, 잘못 잡은 방향, 바꿔본 시도까지 공개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점 그런 과정을 더 믿는다. 완벽한 성공담보다 “여기서 망했고, 그래서 이렇게 고쳤다”는 기록이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마케팅이나 창업처럼 정답이 매번 바뀌는 분야에서는 이런 변화 과정이 곧 실전 자료가 된다.

    슈퍼 샘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행착오를 공개하고 함께 고쳐나갈 수 있는 사람에 가깝다.

    그래서 앞으로는 선생님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답을 알려주는 사람보다, 같이 뛰면서 속도를 맞춰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더 중요해진다. AI가 지식 설명을 잘해주는 시대라면,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경험과 신뢰, 그리고 함께 진화하는 리듬이다.


    남의 것을 베낄 때도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슈퍼 샘플을 만드는 사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남의 샘플을 가져가 배우는 사람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이제는 조용히 복사해서 숨기는 방식으로는 오래가기 어렵다. 내가 누구에게 배웠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밝히는 습관이 필요하다.

    명품이 오마주와 계보를 말하듯, 지식과 콘텐츠도 출처와 흐름을 드러낼 때 더 단단해진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탕으로 내 버전을 만들었다면, 그 출발점을 자랑스럽게 밝히는 것이 오히려 나를 더 신뢰하게 만든다.

    좋은 포크는 원본을 망치는 일이 아니다. 더 나은 버전을 만들고, 그 개선이 다시 원작자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경쟁은 조금씩 공동 창작에 가까워진다. 서로의 레시피를 숨기는 시장이 아니라, 더 좋은 레시피로 바꾸는 시장이 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배우는 압박보다 공개하고 고치는 연습이다

    AI 시대에는 계속 배워야 한다는 압박이 쉽게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슈퍼 샘플을 찾아보고, 그 과정을 따라가고, 내 상황에 맞게 포크하는 것이 더 빠른 학습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내가 가진 과정이 있다면 완성될 때까지 숨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덜 완성된 생각, 실패한 기록, 고쳐나가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필요한 자료일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한 번의 사건보다 진화하는 과정을 본다.

    완성된 뒤에만 공유하겠다는 생각은 AI 시대에는 오히려 늦을 수 있다. 과정 자체가 신뢰 자산이 되는 흐름을 놓치기 쉽다.

    결국 슈퍼 샘플이 된다는 건 “내 것을 베껴가도 된다”는 선언에 가깝다. 대신 그 베낌은 숨겨진 복제가 아니라 공개된 학습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내 것을 가져가 더 좋게 만들고, 나는 다시 그 변화를 보며 다음 버전으로 나아간다. 배우는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제는 혼자 배우는 시대보다 함께 베끼고 함께 진화하는 시대에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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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 쿠마 켄고가 보여준 자연에 지는 건축의 감각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화려한 온천 숙소를 기대하고 가면 오히려 조용하게 당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을 이해하려면 쿠마 켄고가 말해온 ‘지는 건축’이라는 표현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여기서 진다는 말은 건축이 실패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연을 압도하지 않고, 풍경보다 앞서지 않으며, 사람이 머무는 시간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드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건축이 스스로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유후인의 자연과 마을을 먼저 보이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자연에 지는 건축이라는 말이 머무는 방식

    처음 “지는 건축”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건축은 보통 더 높고, 더 크고, 더 독창적인 것을 향해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쿠마 켄고가 말하는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건축이 자연을 이기려 드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과 지역의 맥락 안으로 스며드는 방식입니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 흙집이나 동굴 같은 삶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 기술과 생활을 받아들이되, 그 표면을 지나치게 차갑거나 단절된 방식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바로 이 지점을 잘 보여줍니다. 전통을 그대로 복원하지도 않고, 최신식 리조트처럼 매끈하게 감싸지도 않습니다. 대신 로우테크의 질감과 현대적 설비가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중간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을린 나무 외벽이 먼저 말을 건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의 외벽을 보면 가장 먼저 검게 그을린 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는 목재 표면을 태워 탄소막을 형성하는 전통 공법인 약스기를 활용한 것입니다. 화학적 코팅을 덧씌우는 대신, 나무 자체의 표면을 변화시켜 보호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약스기는 단순히 전통 공법을 반복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나무 간격이 조금씩 달라지고, 그 위에 수직 각재가 덧대어지면서 외벽에 깊은 음영이 생깁니다. 빛이 움직일 때마다 표면은 납작하지 않고, 조용한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이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오래된 공법을 가져왔지만 결과물은 전통 건축의 복제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현대적인 입면처럼 보이면서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료의 온도를 잃지 않습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의 외벽은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조율한 목재의 표정에 가깝습니다.


    전통 료칸의 장식을 덜어낸 자리

    일본식 숙소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다다미방, 도코노마, 꽃, 족자, 정원 풍경 같은 장면이 생각납니다. 전통적인 일본 공간은 자연을 그대로 들여오기보다, 자연을 잘라내고 다듬어 하나의 장면으로 보여주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코미코 아트 하우스의 실내는 조금 다릅니다. 전통적인 장식 요소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화병이 놓인 도코노마도, 산수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식도, 과하게 꾸민 프레임도 없습니다.

    대신 나무를 깎아 만든 문지방, 흙과 짚, 종이를 바른 벽과 천장처럼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재료들이 공간을 이룹니다. 그런데 그 만듦새는 투박하기보다 아주 얇고 반듯합니다. 전통적 재료를 사용했지만 결과는 모던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을 전통 료칸의 장식적 이미지로만 기대하면 오히려 비어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비어 있을수록 바깥 풍경이 더 또렷해진다

    실내의 장식이 줄어들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향합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에서 중요한 것은 방 안에 무엇이 많이 놓여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냈기 때문에 무엇이 보이는가입니다.

    유후인의 풍경, 특히 유후다케가 만들어내는 산의 존재감은 장식보다 강하게 다가옵니다. 창밖의 계절감, 빛의 방향, 주변 건물과의 거리감이 공간의 분위기를 천천히 만듭니다.

    건축이 한 발 물러나면 풍경이 더 가까워집니다. 이곳에서 말하는 럭셔리는 금박이나 대리석, 화려한 서비스가 아니라 조용히 앉아 빛과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이 공간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워지는 방식이 아니라, 장식을 덜어내 유후인의 풍경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완성됩니다. 그래서 머무는 사람은 건축물을 감상한다기보다, 건축이 비워낸 자리에서 자연을 다시 보게 됩니다.


    마을의 속도와 건축의 태도가 닮아 있다

    유후인은 처음부터 거대한 자본이 만든 대형 관광지가 아니었습니다. 온천 관광지이기 전에 작은 마을이었고, 주민 주도의 마을 만들기 흐름 속에서 천천히 성장해온 곳으로 설명됩니다. 크기를 키우기보다 결을 지키는 쪽을 선택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쿠마 켄고의 건축은 이곳에서 더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건축이 앞에 나서기보다 물러나듯, 유후인이라는 마을도 과도하게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자기 속도를 지켜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는 주요 관광지와 완전히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한 걸음 비켜난 위치에 있습니다. 언제든 유후인의 중심으로 걸어갈 수 있으면서도 숙소 안에서는 조용히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거리감입니다. 관광과 쉼 사이의 균형이 잘 잡힌 위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타케동과 츠치동, 재료의 이름을 가진 객실

    코미코 아트 하우스에는 2인실인 타케동과 4인실인 츠치동이 언급됩니다. 각각 대나무와 흙을 뜻하는 이름입니다. 이름부터 이미 이곳이 어떤 재료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츠치동은 흙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처럼 차분하고 낮은 감각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칠거나 원시적인 공간은 아닙니다. 흙과 종이, 나무처럼 오래된 재료가 현대식 설비와 만나면서 매우 정돈된 분위기를 만듭니다.

    자연적인 소재가 기술과 멀어지게 만드는 대신, 오히려 현대식 편의와 조용히 겹쳐집니다. 겉으로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프라이버시, 빛의 조절, 시선의 차단, 설비의 숨김 같은 세밀한 설계가 숨어 있습니다.


    현대식 료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료칸은 오래된 형식을 가진 숙박 공간입니다. 다다미, 온천, 식사, 접객, 정원처럼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코미코 아트 하우스는 그 이미지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현대식 료칸이 된다는 것은 편의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꾸는 정도가 아닙니다. 자연을 장식으로 실내에 넣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축 자체가 주변 풍경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장식적 자연을 덜어내고, 진짜 계절과 빛, 산의 존재를 직접 마주하게 하는 것. 이 방식이야말로 코미코 아트 하우스가 보여주는 현대적 료칸의 감각입니다.

    현대의 료칸은 전통 장식을 많이 갖추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이 자연과 시간을 더 선명하게 느끼도록 돕는 공간일 수 있습니다.


    로우테크가 오히려 가장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AI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에 우리는 점점 더 비물질적인 경험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화면 안에서 보고, 누르고, 스크롤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료의 온도는 오히려 더 특별해집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최신 기술로 감싼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나무와 흙, 종이 같은 재료를 아주 섬세하게 다루면서 현대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로우테크는 낡은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에는 가장 고급스러운 감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처럼 재료의 시간과 빛의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유후인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숙소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유후인다운 속도를 가진 숙소입니다. 조용하고, 절제되어 있고, 주변을 먼저 보게 합니다. 큰 목소리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유후인의 산과 마을, 빛과 공기를 더 잘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경험은 건축가의 이름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방 안에 앉아 빛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창밖의 산을 바라보다가 건축이 무엇을 덜어냈는지 천천히 알아차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유후인 여행에서 온천과 거리 산책만 생각했다면, 코미코 아트 하우스는 조금 다른 결의 목적지가 될 수 있습니다. 숙소로 머무는 것도 좋고, 미술관과 카페를 통해 가볍게 경험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건축이 한 발 물러났을 때, 오히려 공간의 기억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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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 인류 역사를 환경으로 읽으면 보이는 뜻밖의 답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 인류 역사를 환경으로 읽으면 보이는 뜻밖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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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내용]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 인류 역사를 환경으로 읽으면 보이는 뜻밖의 답

    총균쇠는 인류 문명의 격차를 인종이나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 농업, 가축, 문자, 균이라는 환경의 흐름으로 설명한다.

    총균쇠는 인류 문명의 격차를 인종이나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 농업, 가축, 문자, 균이라는 환경의 흐름으로 설명한다. 스페인이 잉카를 무너뜨린 장면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정보, 기술, 질병, 사회 구조가 누적된 결과였고, 그 배경에는 유라시아가 가진 우연한 조건들이 놓여 있었다.


    [내용]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를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꽤 불편하다. 왜 어떤 문명은 총과 쇠를 만들고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을 지배했을까. 반대로 어떤 문명은 외부에서 밀려온 병과 무기 앞에서 너무 쉽게 무너졌을까. 이 질문은 사람의 우열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놓인 땅과 환경이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를 묻는 이야기다.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는 잉카 제국의 몰락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스페인의 피사로가 남아메리카 잉카 제국을 만났을 때, 숫자만 보면 승부는 말이 되지 않았다. 스페인 병력은 불과 168명, 잉카 제국 쪽은 수만 명 규모였다. 단순히 사람 수만 놓고 보면 잉카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는 전쟁을 준비한 채 나온 것이 아니라, 낯선 방문자를 맞이하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반면 스페인 쪽은 이미 다른 문명을 정복한 기록과 경험을 갖고 있었다. 문자를 통해 축적된 정보의 차이가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에 승부의 방향을 바꿔놓은 셈이다.

    총소리, 말, 금속 무기, 갑옷은 잉카가 익숙하게 상대해온 전쟁의 도구가 아니었다. 특히 말은 아메리카 대륙에 없던 존재였고, 천둥처럼 울리는 총소리는 실제 살상력보다 심리적 충격이 컸다. 전쟁은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았고, 누가 더 많은 정보와 기술을 쌓아왔는지가 현실의 힘으로 나타났다.


    총과 쇠보다 무서웠던 것은 유럽인이 품고 온 균이었다

    스페인이 가진 무기는 총과 칼만이 아니었다. 더 무서운 것은 몸속에 품고 온 균이었다. 천연두, 홍역, 장티푸스 같은 질병은 유럽인에게도 고통스러운 병이었지만, 오랜 시간 가축과 함께 살아오며 일부 면역이 쌓인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는 컸다.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는 이런 병에 거의 방어력이 없었다. 그래서 정복은 전투장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사람이 칼을 들고 싸우기 전, 병이 먼저 공동체를 무너뜨렸다. 총균쇠를 단순히 강한 무기의 역사로만 읽으면 이 지점이 빠진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다시 나온다. 왜 유럽인은 그런 균에 먼저 노출됐고, 왜 아메리카 원주민은 그렇지 않았을까. 답은 가축과 생활 방식에 있다. 소, 말, 돼지, 양처럼 인간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길러진 동물들은 노동력과 고기, 가죽만 준 것이 아니라 병원균도 함께 가져왔다.


    농업혁명은 도시와 문자, 기술을 밀어 올린 출발점이었다

    총균쇠에서 문명 격차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농업혁명이다. 농업은 단순히 먹을 것을 재배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게 만들고, 인구를 늘리고, 역할을 나누게 했다. 누군가는 농사를 짓고, 누군가는 도구를 만들고, 누군가는 기록을 맡는 식으로 사회가 점점 복잡해졌다.

    농업이 안정되자 저장해야 할 곡식이 생겼고, 나누고 계산해야 할 물자가 늘었다. 그 과정에서 문자가 필요해졌다. 최초의 문자들이 왕의 멋진 명령문이 아니라 곡식과 물자의 기록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꽤 현실적이다. 문명은 거대한 철학에서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창고에 쌓인 곡식을 세는 일에서도 자라났다.

    문자는 경험을 다음 세대로 넘기는 장치였고, 시행착오를 데이터처럼 쌓아 기술 발전의 속도를 높였다. 구전으로 사라질 수 있는 지식이 기록으로 남으면, 다음 세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무기, 배, 제도, 행정으로 이어졌다.


    유라시아가 앞서간 배경에는 운 좋은 지도가 있었다

    농사를 지었다고 해서 모든 지역이 같은 속도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 총균쇠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서 지도를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비슷한 위도 안에서 기후와 계절, 식생 조건이 이어지기 쉬웠다.

    한 지역에서 잘 자라던 작물은 비슷한 위도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기 쉬웠다. 반대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위도가 달라지면 기후와 토양이 크게 바뀌고, 작물이 그대로 옮겨가기 어려워진다. 작은 한반도 안에서도 제주 감귤이 평양까지 그대로 퍼지기 어려운 것처럼, 대륙 규모에서는 그 차이가 훨씬 커진다.

    이 대목은 총균쇠의 메시지를 꽤 단순하면서도 강하게 만든다. 어떤 민족이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농업과 기술이 퍼지기 쉬운 방향의 땅에 살았느냐가 문명 속도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가축이 많다는 것은 음식 이상의 힘을 가진다는 뜻이다

    유라시아의 또 다른 행운은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포유류가 많았다는 점이다. 소, 말, 돼지, 양 같은 동물은 인간에게 고기와 가죽, 털을 주었고, 농사에는 노동력과 비료를 제공했다. 말은 이동과 전쟁의 속도를 바꿨다.

    모든 동물이 가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자는 힘이 세지만 키우는 비용이 너무 크고, 고릴라나 코끼리는 성장 시간이 길다. 어떤 동물은 성격이 너무 거칠어 인간이 다루기 어렵다. 결국 가축이 되려면 식성, 성장 속도, 번식, 성격 같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유라시아에는 이 조건에 맞는 동물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아메리카에는 라마와 알파카처럼 제한된 동물만 있었고, 아프리카의 많은 대형 동물은 인간이 길들이기 어려웠다. 가축의 차이는 단순히 고기를 더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 생산력과 이동, 전쟁, 질병 면역까지 이어지는 차이였다.

    총균쇠를 읽을 때 놓치기 쉬운 한 문장

    문명의 차이는 사람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 농업이 퍼지기 쉬운 땅, 길들일 수 있는 동물,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문자, 그리고 병에 대한 면역이 오랜 시간 쌓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중국과 유럽의 갈림길은 통일과 분열에서도 갈렸다

    흥미로운 지점은 또 있다. 한때 기술과 문화의 중심은 유럽보다 아시아에 가까웠다. 중국은 뛰어난 조선 기술을 갖고 있었고, 대규모 선단을 바다로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결국 세계를 바다로 밀고 나간 쪽은 유럽이었을까.

    총균쇠는 여기서 정치적 구조의 차이를 꺼낸다. 중국은 거대한 통일 체제 속에서 한 번 쇄국적 방향을 택하면 그 영향이 전체로 퍼졌다. 반대로 유럽은 여러 국가로 나뉘어 있었다. 어느 한 나라가 막아도 다른 나라는 바다로 나가고, 실패한 시도가 있으면 다른 곳에서 다시 도전했다.

    분열은 불안정하지만 경쟁을 낳고, 경쟁은 기술과 탐험을 밀어붙였다. 유럽이 처음부터 더 우월했던 것이 아니라, 서로 다투고 앞서가려는 구조가 자본, 기술, 군사력과 맞물리며 폭발한 것이다.


    총균쇠가 지금도 읽히는 이유는 질문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말은 환경이다. 좋은 땅, 퍼지기 쉬운 작물, 길들일 수 있는 가축, 기록을 남길 문자, 병에 대한 면역, 경쟁을 부르는 사회 구조가 오랜 시간 쌓여 어느 순간 거대한 차이를 만들었다.

    이 책이 강한 반응을 얻은 이유는 단순하다. 인류의 격차를 인종이나 지능 같은 위험한 말로 설명하지 않고, 역사와 환경의 축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을 환경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왜 어떤 문명은 앞서갔고 어떤 문명은 밀려났는가”라는 질문에 꽤 강력한 틀을 제공한다.

    총균쇠를 읽는 재미는 과거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데 있지 않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세계 질서가 얼마나 많은 우연과 조건 위에 서 있었는지 깨닫는 데 있다. 문명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고, 불평등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 동시에 지금의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드는 질문의 책에 가깝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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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보는 '스토브리그' 휴먼승수체 어록 레코드 [리더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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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핵심 명장면. 이 작품은 “꼴찌 구단 드림즈의 단장 백승수”가 낡은 조직과 싸워 팀을 새로 세워가는 이야기로, 직장·조직·리더십 명언의 보고로 유명하죠.


    아래는 그 명대사들을 주제별로 정리한 ‘스토브리그 명언 요약집’입니다.


    1. 변화와 리더십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할 겁니다.

    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잘라내겠습니다.”

    → 리더의 핵심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메시지.

    “해왔던 것들을 하면서 안 했던 것들을 할 겁니다.”

    → 혁신은 전면 부정이 아니라 ‘기존의 틀 위에서 새 시도를 더하는 것’임을 보여줌.

    “말을 잘 들으면 부당한 일을 계속 시킵니다.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조직이면 말을 잘 안 들어도 일을 잘 하면 놔둡니다.”

    → 순응보다 실력과 원칙을 중시하는 리더의 태도.


    2. 책임과 신념

    “소를 한 번 잃었으면 외양간은 고쳐야죠.

    안 고치는 놈은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 실패의 본질은 ‘실수 자체’가 아니라 ‘반복’에 있음. 문제를 덮지 않고 교정해야 성장 가능.

    “남들이 비웃는 게 무서워서 책으로도 안 배우면

    누가 나한테 알려줍니까? 1년 뒤에도 모르는 게 더 창피하죠.”

    → 배움에 있어 체면보다 중요한 건 ‘성장 의지’.

    “의심받는 걸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떳떳하면 기분 나쁠 것도,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 투명성과 자기 확신에 대한 명언. 신뢰는 감정이 아니라 검증으로 쌓는 것.


    3. 조직과 인간관계

    “확인하는 순간 의심하는 거죠.

    확실하지 않은 근거보다 내가 봐온 시간을 더 믿습니다.”

    → 인간적 신뢰의 정의를 보여주는 대사. 다만 백승수는 “그건 흐리멍텅한 방관”이라 반박하며 ‘냉철한 신뢰’를 강조.

    “코치님들 정도면 이 바닥에서는 공무원입니다.

    정치는 잘하는데 야구는 못하면 그게 제일 쪽팔린 거 아닙니까?”

    → 직업윤리와 실력주의를 꼬집는 일침.

    “어떤 사람이든 한 가지 면만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두 가지 면을 다 보세요.”

    → 사람에 대한 균형 잡힌 시선, 흑백논리의 거부.


    4. 현실과 이상 사이

    “돈이 없어서 졌다, 환경이 나빠서 졌다.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같은 상황에서 또 집니다.”

    → 현실 탓보다 태도를 바꾸는 게 우선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

    “어떤 일이 중요하고 어떤 일은 아니고,

    그걸 판단하는 기준이 돈뿐입니까?”

    → 가치의 기준이 ‘돈’으로만 흐른 사회를 꼬집는 철학적 한마디.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압니다.”

    → 특권과 노력의 착각을 비판하는 명언. 노력 없는 자만을 경계하는 백승수식 냉소.


    5. 신념과 성장

    “취미로 하는 사람은 회사에 오래 남지 않습니다.”

    → 일의 본질은 흥미가 아니라 ‘책임감’. 진심으로 임하는 사람만이 끝까지 버틴다.

    “정치는 잘하는데 야구는 못한다면 그게 제일 부끄러운 일 아닙니까?”

    → 실력보다 관계가 우선되는 조직에 대한 경고.

    “믿어줘서 고맙습니다.”

    → 끝내 모든 냉철한 판단의 끝에도 남는 건 ‘신뢰와 감사’.


    한줄

    “스토브리그는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

    실패한 조직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리더십의 교과서다.”

    구조
    실패한 '정부의 개입'…'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

    실패한 '정부의 개입'…'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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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는 여전히 경제적·사회적 진보를 이루기 위해 인류가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희망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월가의 '큰손' 투자가인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인터내셔널 회장은 신간 '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에서 복지정책과 구제금융, 초저금리가 자본주의를 훼손한 3대 '공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지난 40년간 정부의 반복적인 시장 개입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변질시켰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경쟁을 억누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를 소수에 집중시킨다고 말합니다.


    자본이 생산성이 아닌 정치적 보호를 받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과 '부채 의존 경제구조'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대공항 이후 확대된 복지정책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시된 구제금융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됩니다.


    복지정책은 기업의 경쟁을 약화했고, 구제금융은 부도덕한 기업의 배만 불렸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저자는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자금을 푸는 '유동성 공급 정책'이 저렴한 신규 대출로 회사를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을 양산하고, 소수기업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과점 경제'를 고착시켰다고 비판합니다.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듣기 좋은 명분을 앞세운 유동성 정책은 대기업과 자산 보유 계층만을 수혜자로 삼았고, 중소기업과 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제약했다고 주장합니다.


    책은 스위스, 타이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 사례를 통해 경쟁 중심의 경제질서, 부채 축소, 시장 논리에 입각한 정책 체계가 자본주의를 회복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해서 공산주의 국가이면서도 국영 경제를 해외 투자자와 민간기업에 개방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면서 베트남 사례와 같이 '더 많은 정부'가 아니라 '더 나은 시장'이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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