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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크대 20% 싸게 만드는 법: 실측과 설계만 직접 해도 되는 이유

    싱크대 20% 싸게 만드는 법: 실측과 설계만 직접 해도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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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크대는 비싼 주방 가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셀프 인테리어를 할 때 실측과 설계 단계를 직접 하고 공장에 발주하면 중간마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회사를 통하면 설계부터 제작, 설치까지 모든 비용이 올라가지만, 실측과 기본 설계 능력만 있으면 충분히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싱크대 저렴하게 만드는 원리: 설계와 제작, 설치 중 실측과 설치를 직접 하면 단가가 내려갑니다.

    정확한 실측 팁: 벽이 울어있을 수 있으므로 가장 좁은 부분을 기준으로 치수를 재야 합니다.

    공장 발주 방식: 정확한 도면만 있으면 공장에서 제작하고 마감 처리까지 가능합니다.

    싱크대 가격을 결정하는 3단계 이해하기

    싱크대가 가정에 설치되기까지는 크게 3단계를 거칩니다. 첫 번째는 실측과 설계 단계, 두 번째는 공장에서의 제작 단계, 세 번째는 현장 설치 단계입니다. 이 중에서 실측과 설치를 직접 할 수 있으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제작 단계는 목재 가공, 인조대리석 절단, 도어 제작 등 전문 장비가 필요한 부분이라 직접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측은 줄자와 메모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설계도 기본적인 도면 그리기 능력이면 충분합니다. 정확한 치수만 공장에 전달하면 공장에서 알아서 제작하고 마감까지 처리해줍니다.

    정확한 실측이 모든 걸 결정한다

    싱크대 20% 싸게 만드는 법: 실측과 설계만 직접 해도 되는 이유 - 인테리어 3

    싱크대 실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벽이 완전히 수평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문은 웬만하면 수평이지만, 벽은 울어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높이에서도 한쪽은 590cm, 다른 쪽은 600cm, 또 다른 쪽은 610cm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 공장에 발주할 때는 가장 좁은 면의 치수를 기준으로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590cm가 가장 좁다면, 싱크대 본체는 590cm로 만들고, 나머지 공간은 휠라라고 불리는 마감재로 처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싱크대가 완벽하게 들어가면서도 문제없이 설치할 수 있습니다.

    실측할 때는 여러 지점에서 같은 위치의 치수를 재어야 합니다. 최소한 3군데 이상에서 같은 방향으로 치수를 측정해서 가장 작은 값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공장에 전달할 정확한 치수가 됩니다.

    도면 그리기: 공장과의 의사소통

    싱크대 20% 싸게 만드는 법: 실측과 설계만 직접 해도 되는 이유 - 인테리어 4

    실측이 끝나면 정확한 도면을 그려야 합니다. 복잡할 것처럼 보이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간단합니다. 내경 크기, 높이, 깊이, 그리고 마감 높이만 명확히 하면 공장에서 나머지는 알아서 합니다.

    예를 들어 내경이 3520mm라면, 이것을 몇 개의 몸통으로 나눌지 결정합니다. 너무 크면 무거워지고, 작으면 낭비가 됩니다. 3개로 나누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높이는 다리발 높이(보통 150mm)와 상판 마감재 두께(보통 12mm)를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깊이는 일반적으로 600mm입니다.

    도면에는 단순히 외형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목재 채널 위치, 선반 위치, 문짝 크기, 마감제 위치 등을 표시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복잡해 보이지만, 한 번 그려놓으면 공장에서 이것을 그대로 제작합니다.

    셀프로 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

    싱크대 제작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아는 것입니다. 도면이 완벽하다고 해서 혼자 모든 것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은 실측, 도면 작성, 그리고 설치입니다. 공장에서 완성된 본체가 오면 현장에 맞게 설치하고 문짝을 달고 마감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은 목재 절단과 조립, 인조대리석 절단 및 가공, 도어 프레임 제작 등입니다. 이런 부분은 전문 공장의 장비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대신 정확한 도면만 있으면, 목재 가공 공장, 대리석 공장, 도어 공장에서 각각 제작해줍니다.

    싱크대 자재비 절감의 현실적 경로

    인테리어 회사를 통하면 설계, 제작, 설치 모든 단계에서 중간마진이 붙습니다. 하지만 실측과 설계만 스스로 하고 공장에 직접 발주하면, 단순히 자재비와 제작비만 내면 됩니다. 이것이 2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치수와 도면입니다. 이것만 명확하면 공장에서 나머지는 모두 처리해줍니다.

    실수하기 쉬운 부분

    싱크대 설계에서 초보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공간 활용'입니다. 공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해서 선반을 크게 만들거나, 문짝을 크게 설계하면 나중에 열고 닫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목재 채널의 크기, 싱크볼의 위치, 문짝이 열릴 때 필요한 공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문짝이 열렸을 때 물건을 꺼내기 편하려면, 최소한 2~4mm의 간격을 고려해야 합니다. 너무 타이트하게 설계하면 실제 설치 후 불편합니다.

    또한 벽 쪽 마감을 어떻게 할지 미리 정해야 합니다. 벽이 울어있으면 틈이 생기는데, 이것을 어떻게 마감할지를 도면에서부터 표시해두면, 공장에서 그에 맞게 제작합니다. 마감재의 종류와 크기를 명확히 해야 최종 결과물이 깔끔합니다.

    싱크대 20% 싸게 만드는 법: 실측과 설계만 직접 해도 되는 이유 - 인테리어 5

    싱크대 20% 싸게 만드는 법: 실측과 설계만 직접 해도 되는 이유 - 인테리어 6

    공장과의 의사소통이 최종 결과를 결정한다

    도면이 완성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도면도 중요하지만, 공장에 의뢰할 때 추가 설명과 요구사항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목재 종류, 마감 색상, 특수한 부분 처리 방법 등을 구두나 문서로 전달해야 합니다.

    공장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제작합니다. 만약 다리발 높이를 조정하거나, 특정 부분의 마감을 다르게 하고 싶다면, 도면에 명시하거나 공장 담당자와 따로 상담해야 합니다. 이렇게 세심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최종 결과물이 원하던 대로 나옵니다.

    실측과 설계를 직접 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공간에 정확히 맞춘 싱크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성제품이나 일반 시공업체를 통한 싱크대는 표준 규격에 맞춘 것이지만, 이 방식은 집의 벽, 천장, 문, 창까지 모두 고려한 완전한 맞춤형 싱크대입니다. 그러면서도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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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관광공사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 개최,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 방향과 지역관광 연계 과제

    한국관광공사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 개최,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 방향과 지역관광 연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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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내용]

    한국관광공사가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를 개최하며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 논의에 나섰다. 크루즈 관광은 단순히 배가 항만에 들어오는 일에 그치지 않고, 입항 도시의 동선과 소비, 지역 콘텐츠 경험까지 연결되는 관광 산업이다. 이번 회의는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늘리고, 항만과 지역 관광지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묶을지 논의하는 자리로 읽힌다. 특히 공공기관과 관련 업계가 함께 움직여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는 분야인 만큼, 앞으로는 입항 편의성뿐 아니라 지역별 체류 프로그램, 쇼핑·문화 콘텐츠, 재방문을 유도하는 관광 경험 설계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용]

    바다를 따라 들어오는 여행객의 발걸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꾼다. 항만에 배가 닿는 순간, 관광은 도시 안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식당, 시장, 문화 공간, 지역 명소까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는 단순한 기관 회의가 아니라,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의 다음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장면처럼 보인다.

    이번 논의의 중심에는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어떻게 늘리고, 그 방문이 지역 경제와 관광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들 것인가가 놓여 있다. 크루즈 관광은 입항만으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무엇을 보고, 어떤 경험을 남기느냐에 따라 도시의 인상이 달라진다.

    방한 크루즈 관광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크루즈 관광은 항만 인프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지역 상권, 문화 콘텐츠가 함께 맞물리는 분야다. 한 번의 입항이 도시 관광 전체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과 지자체, 업계가 함께 움직이는 협의 구조가 중요해진다.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가 말해주는 방한 관광의 다음 흐름

    로이슈 기사 화면에서 보이는 여러 메뉴와 카테고리들은 이 소식이 공기업·공공기관·협회 영역의 뉴스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 정책은 흔히 여행지 소개처럼 가볍게 소비되지만, 실제로는 산업과 행정, 지역 경제가 함께 맞물리는 영역이다.

    특히 크루즈 관광은 한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항 항만, 출입국 절차, 관광버스 동선, 지역 상권, 외국어 안내, 쇼핑과 문화 프로그램이 모두 연결된다. 배가 들어오는 것만으로 관광 활성화가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짧은 체류 시간 안에 무엇을 경험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한국관광공사,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 개최…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 논의

    2026년 6월 8일 오후, 한국관광공사의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 개최 소식이 전해졌다. 제목만 보면 정책 회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앞으로 한국 관광이 바다 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들어 있다.

    크루즈 관광객은 항공편 관광객과 움직임이 다르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항만에 내려 도시를 둘러보고 다시 배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동선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는 여행 상품 하나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도시 전체의 환대 시스템을 다듬는 일에 가깝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진 속 회의 장면은 크루즈 관광이 더 이상 일부 항만 도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관광공사가 중심에 서고, 관련 기관과 업계가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실제 관광객 유치와 지역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한 크루즈 관광의 성패는 입항 숫자보다 관광객이 도시에서 얼마나 매끄럽고 인상적인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짧은 시간 안에 한국적인 풍경과 쇼핑, 음식, 문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항만에서 지역 상권까지, 크루즈 관광 활성화는 동선 싸움이다

    크루즈 관광객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이 움직인다. 그래서 준비가 잘된 지역은 짧은 체류 시간 안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만, 안내와 이동, 콘텐츠 연결이 부족하면 관광객은 도시를 스쳐 지나가듯 소비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방문 경험을 어떻게 설계할지 논의하는 자리로 볼 수 있다. 항만에서 주요 관광지까지의 이동, 지역 특산품과 쇼핑 동선, 짧지만 기억에 남는 문화 콘텐츠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중간에 함께 노출된 다른 뉴스 이미지들은 기사 화면의 흐름을 보여준다. 정치와 공공기관, 산업 뉴스가 함께 배열된 화면 속에서 크루즈 관광 소식은 지역 경제와 정책의 접점에 놓여 있다.


    한국관광공사,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 개최…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 논의

    공공정책 뉴스 사이에서 크루즈 관광 이야기가 함께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은 단순한 여가 산업이 아니라, 도시 운영과 경제 흐름을 바꾸는 공공 의제이기도 하다.

    다른 이슈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뉴스 화면 안에서도, 방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는 꾸준히 쌓아가야 하는 장기 과제에 가깝다. 한 번의 회의보다 중요한 것은 이후에 어떤 상품과 동선, 협력 구조가 실제로 만들어지는지다.

    지역 관광과 연결될 때 크루즈 관광의 체감 효과가 커진다

    크루즈 관광의 매력은 한 도시를 출발점으로 삼아 주변 지역까지 여행의 감각을 확장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항만에 내린 관광객이 전통시장, 문화거리, 지역 맛집, 쇼핑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지역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도 분명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 홍보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해하기 쉬운 안내, 시간에 맞춘 코스, 이동 편의, 그리고 지역만의 색깔이 살아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어디서나 비슷한 쇼핑 코스만 반복된다면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

    생활경제와 관광은 생각보다 가까이 붙어 있다. 크루즈 관광객이 지역 상권을 방문하면 음식, 쇼핑, 뷰티, 기념품,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소비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이 지역 생활경제와 만나는 지점은 바로 이런 장면이다. 여행객의 짧은 방문이 지역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잘 설계된 경험은 다시 한국을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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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국립박물관 건축이 서울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90년 동안 쌓인 공간 기획의 힘

    도쿄국립박물관 건축이 서울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90년 동안 쌓인 공간 기획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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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내용]

    도쿄국립박물관은 한 번에 완성된 박물관이 아니라 1909년부터 1999년까지 시대마다 다른 건축 언어가 차곡차곡 더해진 공간이다. 효케이관, 본관, 동양관, 호류지보물관은 각각 서구화, 정체성 회복, 동양미의 해석, 보존과 공개라는 고민을 건축으로 남겼다.


    [내용]


    도쿄국립박물관 건축 특징을 처음 마주하면 단순히 “오래된 박물관이구나” 하고 지나치기 어렵다. 우에노 공원 북쪽의 한 부지 안에 1909년부터 1999년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건물이 차례로 놓여 있고, 그 사이에는 단순한 증축이 아니라 앞선 건물과 다음 건물이 서로 대화하는 듯한 긴장이 흐른다.

    서울의 많은 건축이 새로 짓고, 고치고, 빠르게 바꾸는 방식으로 도시의 속도를 보여준다면, 도쿄국립박물관은 조금 다르다. 이곳은 기존 건물을 쉽게 지우지 않고, 그 옆에 다음 시대의 답을 조심스럽게 얹어왔다. 그래서 도쿄국립박물관은 건물 하나를 보는 장소라기보다, 90년에 걸친 공간 기획의 판단을 읽는 장소에 가깝다.

    도쿄국립박물관이 특별한 이유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도쿄국립박물관은 처음부터 완벽한 마스터플랜으로 다섯 개 건물을 한꺼번에 세운 공간이 아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건물이 하나씩 더해졌고, 그때마다 기획자들은 같은 질문 앞에 섰다. 이미 무언가가 들어선 땅 위에 다음 건물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건축이 단순히 외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선 시대의 건물이 만든 분위기, 축선, 시야, 재료감, 상징성을 모두 읽은 뒤 그다음 건물이 들어서야 했다. 무심코 새 건물을 놓으면 부지는 흐트러지고, 지나치게 옛 건물에만 맞추면 자기 시대의 목소리를 잃는다.

    왼쪽에는 1909년의 효케이관, 정면에는 1938년의 본관, 오른쪽에는 1968년의 동양관이 자리한다. 여기에 1999년의 호류지보물관과 헤이세이관까지 더해지면서 이 부지는 박물관이면서 동시에 시대별 건축 언어가 쌓인 거대한 기록물이 되었다.

    효케이관은 메이지 시대가 유럽을 향해 보낸 선언처럼 보인다

    도쿄국립박물관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본관이 아니라 효케이관이다. 1909년, 훗날 다이쇼 천황이 되는 황태자의 결혼을 기념해 세워진 이 건물은 일본이 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했던 시대 분위기를 그대로 품고 있다.

    네오바로크풍 외관, 대칭적인 구성, 입구의 사자 조각, 세월을 먹고 푸르게 변한 돔은 당시 일본이 유럽식 건축을 얼마나 강하게 의식했는지 보여준다. 막상 앞에 서면 장식이 많은데도 가볍지 않고, 오히려 국가적 메시지를 정면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1923년 관동대지진은 이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당시 박물관의 상징이던 벽돌조 건물이 무너지면서, 서양식 건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효케이관은 살아남았지만, 그 이후 들어설 건물들은 더 이상 단순한 서구 모방으로 갈 수 없었다.

    본관은 무너진 서양식 건축 위에 일본식 정체성을 덧씌운 건물이다

    1938년에 완성된 도쿄국립박물관 본관은 관동대지진 이후의 답처럼 등장한다. 설계 공모를 거쳐 지어진 이 건물에는 단순한 박물관 재건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 무너진 서양식 벽돌 건축 대신, 일본은 무엇을 자기 건축의 얼굴로 삼을 것인가를 보여줘야 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서양식 콘크리트 구조 위에 일본식 지붕을 얹은 재관양식이다. 양복을 입고 갓을 쓴 사람처럼 어딘가 어색하지만, 바로 그 어색함이 당시 일본 사회의 정체성 고민을 드러낸다. 이 건물을 단순히 전통적인 일본풍 박물관으로만 보면, 그 안에 담긴 시대적 불안과 정치적 메시지를 놓치게 된다.

    본관 내부의 대리석 계단과 웰홀은 지금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중앙 홀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이어지는 아치, 돌바닥에 울리는 발소리, 넓게 펼쳐지는 계단이 몸을 먼저 압도한다. 이 공간이 여러 광고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쓰인 이유도 이해된다.

    전시 동선 역시 일본 미술의 흐름을 몸으로 따라가게 만든다. 1층과 2층을 이동하며 조각, 도자, 칠기, 일본미의 연대기를 지나가다 보면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기억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양관은 콘크리트로 번역한 실크로드의 창고 같다

    1968년에 들어선 동양관은 본관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고도성장기의 일본이 자신을 아시아의 중심으로 인식하던 시기, 동양관은 그 자신감을 건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설계자는 다니구치 요시로. 전통과 모더니즘을 한 건물 안에 어떻게 공존시킬 것인가를 오래 고민한 인물이다.

    동양관의 외관은 얼핏 콘크리트 건물인데, 자세히 보면 목조 건축의 기억이 배어 있다. 깊게 돌출된 처마, 기둥 상단의 형태, 격자 루버, 은근한 박공 지붕의 기울기까지 모두 전통 건축의 감각을 현대 재료로 옮긴 장치처럼 보인다.

    내부는 더 흥미롭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이어지는 구조 사이에 중간층을 끼워 넣은 스키플로어 방식이라, 관람 동선이 단순히 위아래로 나뉘지 않는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천장 높이와 빛의 온도가 달라지고, 공간은 마치 동굴처럼 깊어졌다가 다시 열리는 리듬을 만든다.

    이 동선은 중국, 한반도, 동남아시아, 인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이집트로 이어지는 동양 미술의 흐름을 따라가게 만든다. 전시를 보며 걷다 보면 동양관이 단순한 전시실이 아니라 실크로드를 압축한 건축적 여행처럼 느껴진다.

    호류지보물관은 건축이 스스로 조용해지는 방식으로 유물을 살린다

    1999년에 완성된 호류지보물관은 도쿄국립박물관 안에서도 가장 조용한 긴장을 가진 건물이다. 이곳은 나라 호류지가 황실에 헌납한 300여 점의 유물을 보관하고 공개하기 위한 공간이다. 7~8세기 아스카·나라 시대의 금동불과 목조 조각처럼 예민하고 오래된 보물이 중심이다.

    설계자는 다니구치 요시오다. 동양관을 설계한 다니구치 요시로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전통과 모더니즘을 나란히 세우는 방식으로 답을 냈다면, 아들은 호류지보물관에서 건축이 최대한 조용해지는 길을 택했다. 유물이 말하게 하고, 건물은 뒤로 물러나는 방식이다.

    입구 앞의 얕고 넓은 수반, 대각선으로 놓인 석제 통로, 정면으로 곧장 밀고 들어가지 않게 만드는 동선은 모두 의도된 장치다. 직선으로 들어가고 싶은 몸을 살짝 비틀게 만들고, 그 사이에 물과 빛, 건물의 반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내부는 유리와 알루미늄의 현대적 외피 안에 라임스톤 전시 박스를 넣은 이중 구조다. 온도, 습도, 자외선을 통제하면서도 관람객에게 유물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이전 공간이 일주일에 한 번만 열릴 정도로 보존에 민감했다면, 새 보물관은 보존과 공개라는 충돌하는 조건을 건축적으로 풀어낸 셈이다.

    도쿄국립박물관을 다르게 보는 방법

    건물을 예쁘다, 웅장하다 정도로만 보지 말고 “왜 이 위치에, 왜 이 시기에, 왜 이런 형태로 들어왔을까”를 따라가면 공간이 훨씬 입체적으로 읽힌다.

    헤이세이관까지 더해지며 도쿄국립박물관은 시대의 층을 완성한다

    본관 뒤편의 헤이세이관은 1999년에 완공됐다. 나루히토 황태자의 결혼을 기념해 기획된 건물이라는 점에서, 1909년 다이쇼 천황의 결혼을 기념해 세워진 효케이관과 묘하게 이어진다. 90년의 간격을 두고 황실의 두 세대가 한 부지 안에 건축으로 남은 셈이다.

    이런 구성이 흥미로운 이유는 도쿄국립박물관이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일본이 각 시대마다 어떤 상징을 건축으로 남기려 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효케이관은 서구를 향한 열망, 본관은 재난 이후의 정체성, 동양관은 아시아를 향한 시선, 호류지보물관은 보존과 공개의 균형을 말한다.

    막상 이 흐름을 알고 경내를 걸으면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건물 하나하나가 따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선 건물이 던진 질문에 다음 건물이 조용히 답하는 구조처럼 느껴진다.

    도쿄 건축 여행에서 이곳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도쿄국립박물관은 유명한 전시품 때문에만 갈 곳이 아니다. 도쿄 건축 여행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곳은 도시를 읽는 출발점에 가깝다. 새것만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과 협상하며 다음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서울과 도쿄의 차이를 단순히 스카이라인이나 규모로만 비교하면 놓치는 것이 많다. 중요한 것은 오래된 것을 남기는 방식, 새 건물이 들어올 때 기존 질서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공간이 사람에게 어떤 감각을 남기는지다.

    도쿄국립박물관의 진짜 매력은 건축물이 아니라, 건축을 통해 시대의 판단이 보인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곳을 보고 나면 도쿄의 다른 건물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이걸 누가 왜 이렇게 지었을까”라는 질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효케이관의 녹색 돔, 본관의 웰홀 계단, 동양관의 콘크리트 기둥, 호류지보물관의 비틀어진 진입로는 모두 각 시대의 기획자가 남긴 답이다. 그리고 그 답들이 한 부지 안에 나란히 서 있기 때문에 도쿄국립박물관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와 건축을 이해하는 꽤 좋은 교과서처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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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시대에 배우지 말고 베껴야 하는 진짜 이유, 슈퍼 샘플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AI 시대에 배우지 말고 베껴야 하는 진짜 이유, 슈퍼 샘플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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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내용]


    AI가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평준화하면서, 이제는 무언가를 혼자 알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과정과 실패, 개선 방식을 공개하는 사람이 더 큰 신뢰를 얻는 시대가 되고 있다. 슈퍼 샘플은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라 남들이 가져가고, 고치고, 더 좋게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 전체를 여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팔로워를 모으는 사람보다 함께 진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사람이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내용]

    무언가를 더 배워야 할 것 같은 압박이 계속 따라붙는 시대다. AI도 배워야 하고, 숫자도 배워야 하고, 마케팅도 다시 익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어제 통하던 방식이 오늘은 잘 먹히지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질문은 “무엇을 더 배울까?”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무엇을 제대로 베끼고, 어떻게 내 방식으로 발전시킬까?”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베끼기는 몰래 훔치는 표절이 아니라, 좋은 구조를 공개된 방식으로 가져와 다시 진화시키는 태도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을 혼자 쥐고 있는 데서 나오지 않고, 남들이 베껴 가도 될 만큼 과정을 열어두는 데서 시작된다.

    배우는 시대가 흔들리는 이유는 정답이 너무 빨리 사라져서다

    예전에는 잘하는 사람을 찾아가 배우면 됐다. 선생님이 있었고, 교과서가 있었고, 따라 할 공식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1년 전에 먹히던 기획 공식이 지금은 어색해지고, 과거의 성공 사례가 그대로 재현되지 않는다.

    마케터도, 기획자도, 교육자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어디에 돈을 써야 효과가 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모아야 하는지, 무엇을 가르쳐야 지금의 변화에 맞는지 계속 흔들린다. 정답이 없으니 선생님도 흔들리고, 교과서도 금방 낡는다.

    그래서 등장하는 개념이 슈퍼 샘플이다. 단순히 “이걸 참고하세요” 수준의 샘플이 아니라, 레시피와 과정과 실패까지 통째로 열어주는 사례다. 누군가의 완성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바꾸고, 어떻게 실패를 고치고, 어떻게 다음 버전으로 넘어갔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슈퍼 샘플은 미끼가 아니라 레시피 전체를 주는 일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샘플은 마트에서 한입 먹어보는 정도다. 맛있으면 사고, 아니면 지나간다. 하지만 슈퍼 샘플은 다르다. 만두 한 조각을 주는 게 아니라 만두를 만드는 레시피, 더 맛있게 먹는 방법, 실패했을 때 고치는 법까지 같이 공개하는 쪽에 가깝다.

    이 개념은 개발자 문화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다. 깃허브에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신이 만든 코드와 도구를 오픈소스로 공유한다. 누군가는 그 코드를 가져가 써보고, 더 좋게 바꾸고, 다시 제안한다. 그렇게 공개된 샘플은 단순한 무료 자료가 아니라 함께 진화하는 출발점이 된다.

    슈퍼 샘플은 “이 정도만 보여줄게”가 아니라 “내가 만든 과정 전체를 가져가도 된다”는 태도에 가깝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내 노하우를 공개하면 누군가 그대로 따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단순 지식의 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누구나 비슷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면, 차이는 결과물이 아니라 신뢰와 과정에서 생긴다.

    오픈소스가 보여준 건 무료 공개가 아니라 신뢰의 축적이다

    오픈소스를 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누군가 자신의 개발 소스를 공개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것을 쓰고 고치고 평가하면서 그 사람의 신뢰가 커진다. 무료로 푼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의 참여 속에서 업그레이드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테슬라가 전기차 특허를 공개한 사례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혼자 시장을 쥐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전기차 시장에 들어오게 만들면 판 자체가 커진다. 경쟁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장을 키우는 참여자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 흐름이 개발자에게만 머무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마케터, 기획자, 교육자, 창업자도 비슷한 압박을 받게 된다. 완성된 결과만 자랑하는 사람보다, 과정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고치는 사람이 더 신뢰받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AI 시대에 신뢰가 생기는 방식

    예전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전문가처럼 보였다. 이제는 자신이 무엇을 시도했고, 어디서 실패했고, 어떤 피드백을 받아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람이 더 오래 신뢰를 얻는다.

    팔로워의 시대에서 포크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SNS에서는 팔로워가 중요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지켜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가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구경꾼으로만 남아 있기 어렵다. 좋은 샘플을 가져와 자신의 방식으로 바꾸고, 다시 공유하는 참여자가 늘어난다.

    깃허브에는 포크라는 개념이 있다. 누군가 만든 것을 가져와 자신의 버전으로 다시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몰래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다. 누구의 것을 가져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고쳤는지, 다시 어떻게 발전했는지가 공개된다.

    앞으로의 베끼기는 출처 없이 숨기는 방식이 아니라, 누구에게서 출발했는지 밝히고 더 나은 버전으로 이어가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 차이가 크다. 다운로드는 흔적 없이 가져가는 느낌이라면, 포크는 관계를 남긴다. 내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밝히고, 그 위에 내 생각을 더하는 순간 단순 복제가 아니라 계보가 생긴다.

    완성품보다 사람들이 더 궁금해하는 건 그 사이의 노트다

    누군가 큰 성과를 낸 뒤 책을 내면 우리는 완성된 문장을 본다. 하지만 막상 더 궁금한 건 그 사람이 처음에 어떤 메모를 했는지, 언제 방향을 바꿨는지,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같은 중간 과정이다.

    AI 시대에는 이 과정의 가치가 더 커진다. 완성품은 AI도 빠르게 흉내 낼 수 있지만, 한 사람이 문제를 만나고, 판단을 바꾸고, 다시 시도한 발자국은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그 발자국이 쌓이면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신뢰의 기록이 된다.

    개발자들이 라이브 코딩을 좋아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완성된 코드만 보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고 막힐 때 어떻게 돌아가는지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 훨씬 많이 남는다. 기획이나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과보다 사고의 흐름을 보는 사람이 더 깊게 배운다.

    슈퍼 샘플이 되려면 실패까지 공개할 용기가 필요하다

    슈퍼 샘플이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잘된 결과만 보여주는 것은 비교적 쉽다. 매출이 올랐다, 조회수가 나왔다, 성과가 좋았다고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주에 실패한 광고비, 잘못 잡은 방향, 바꿔본 시도까지 공개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점 그런 과정을 더 믿는다. 완벽한 성공담보다 “여기서 망했고, 그래서 이렇게 고쳤다”는 기록이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마케팅이나 창업처럼 정답이 매번 바뀌는 분야에서는 이런 변화 과정이 곧 실전 자료가 된다.

    슈퍼 샘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행착오를 공개하고 함께 고쳐나갈 수 있는 사람에 가깝다.

    그래서 앞으로는 선생님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답을 알려주는 사람보다, 같이 뛰면서 속도를 맞춰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더 중요해진다. AI가 지식 설명을 잘해주는 시대라면,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경험과 신뢰, 그리고 함께 진화하는 리듬이다.

    남의 것을 베낄 때도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슈퍼 샘플을 만드는 사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남의 샘플을 가져가 배우는 사람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이제는 조용히 복사해서 숨기는 방식으로는 오래가기 어렵다. 내가 누구에게 배웠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밝히는 습관이 필요하다.

    명품이 오마주와 계보를 말하듯, 지식과 콘텐츠도 출처와 흐름을 드러낼 때 더 단단해진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탕으로 내 버전을 만들었다면, 그 출발점을 자랑스럽게 밝히는 것이 오히려 나를 더 신뢰하게 만든다.

    좋은 포크는 원본을 망치는 일이 아니다. 더 나은 버전을 만들고, 그 개선이 다시 원작자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경쟁은 조금씩 공동 창작에 가까워진다. 서로의 레시피를 숨기는 시장이 아니라, 더 좋은 레시피로 바꾸는 시장이 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배우는 압박보다 공개하고 고치는 연습이다

    AI 시대에는 계속 배워야 한다는 압박이 쉽게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슈퍼 샘플을 찾아보고, 그 과정을 따라가고, 내 상황에 맞게 포크하는 것이 더 빠른 학습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내가 가진 과정이 있다면 완성될 때까지 숨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덜 완성된 생각, 실패한 기록, 고쳐나가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필요한 자료일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한 번의 사건보다 진화하는 과정을 본다.

    완성된 뒤에만 공유하겠다는 생각은 AI 시대에는 오히려 늦을 수 있다. 과정 자체가 신뢰 자산이 되는 흐름을 놓치기 쉽다.

    결국 슈퍼 샘플이 된다는 건 “내 것을 베껴가도 된다”는 선언에 가깝다. 대신 그 베낌은 숨겨진 복제가 아니라 공개된 학습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내 것을 가져가 더 좋게 만들고, 나는 다시 그 변화를 보며 다음 버전으로 나아간다. 배우는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제는 혼자 배우는 시대보다 함께 베끼고 함께 진화하는 시대에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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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검색어 "무엇을"이(가) 본문에서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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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오 도쿄 부촌을 걷다 보면, 이 동네가 단순히 비싼 집이 많은 지역이라서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오래된 고급 맨션, 대사관이 만든 국제적인 분위기, 조용한 주택가에 숨어 있는 종교 건축, 그리고 도쿄 한복판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아파트까지. 히로오는 돈의 냄새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오래된 질서와 취향으로 보여주는 동네에 가깝습니다.

    도쿄의 부촌을 떠올리면 롯본기, 긴자, 덴엔초후 같은 이름이 먼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히로오와 미나미아자부 일대는 조금 다른 결을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일본 유일의 부가티 단독 쇼룸이 있고, 안도 다다오의 교회가 있으며, 마키 후미히코가 설계한 고급 맨션과 유대교 회당도 자리합니다.

    히로오는 화려하게 과시하는 부촌이라기보다, 도쿄의 오래된 상류 주거 문화와 현대건축이 겹쳐진 동네입니다.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1

    부가티 쇼룸이 있는 동네라는 단서

    한 도시의 부촌을 가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고급 백화점, 명품 거리, 대사관, 국제학교, 고급 호텔 같은 요소들이 보통 함께 등장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직관적인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슈퍼카 쇼룸입니다.

    특히 부가티처럼 차 한 대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브랜드는 아무 곳에나 쇼룸을 내지 않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재력가들이 모이는 동네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쿄에서 그 역할을 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히로오와 미나미아자부 일대입니다.

    이 지역의 부가티 쇼룸은 단순히 자동차 매장이 아니라, 이 동네가 어떤 소비층을 상정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자리에 과거 절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극단적인 무소유의 자리에서 극단적인 소유의 상징으로 바뀐 셈이니, 히로오다운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3

    다이묘 저택지에서 대사관 거리로 이어진 역사

    히로오가 고급 주거지로 자리 잡은 배경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에도시대에는 다이묘들의 영지와 큰 저택, 경작지가 있던 곳이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귀족과 가신들이 머무는 큰 공간이 있었던 지역이니, 처음부터 좁고 복잡한 서민 주거지와는 결이 달랐습니다.

    이후 메이지와 다이쇼 시대를 지나며 각국 대사관들이 이 일대에 들어왔습니다. 높은 지대, 넓은 땅, 관가와의 거리,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이 맞물리면서 외교 시설이 자리 잡기 좋은 조건을 갖췄던 것입니다.

    대사관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분위기가 생깁니다. 외국인 거주자, 교육기관, 병원, 도서관, 고급 주거 수요가 따라옵니다. 히로오가 오늘날 도쿄의 유명 학군지이자 상급 주거지로 불리는 이유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히로오 홈즈와 히로오 타워즈가 보여주는 1970년대 고급 맨션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2

    히로오역 2번 출구에서 먼저 볼 만한 곳은 히로오 홈즈와 히로오 타워즈입니다. 준공 후 5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일대를 대표하는 고급 맨션으로 이야기되는 건축입니다.

    이 건물은 일본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마키 후미히코의 작업으로 언급됩니다. 외관은 요즘 고급 타워맨션처럼 번쩍거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판상형 구조, 긴 수평창, 필로티, 기능적이고 절제된 입면이 먼저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 시절의 고급 주거가 무엇을 지향했는지 드러납니다. 효율적 구조, 넓은 평면, 주차와 공용공간을 고려한 1층 구성, 외벽에 과한 장식을 붙이지 않는 태도까지. 지금 보면 조용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앞선 고급 주거의 문법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히로오 홈즈와 타워즈는 새것처럼 빛나는 건물이 아니라, 반세기가 지나도 품격을 잃지 않는 고급 맨션의 기준처럼 보입니다.

    마키 후미히코의 두 얼굴을 한 동네에서 만난다

    히로오 홈즈와 타워즈가 절제된 모더니즘의 얼굴을 보여준다면, 주변 상가와 은행 건물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1980년대 이후 마키 후미히코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기하학적 형태를 더 과감하게 사용하던 시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원기둥과 육면체가 겹치는 외관, 단정하지만 어딘가 실험적인 조합은 오모테산도 스파이럴 같은 작업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만 이곳은 주민 생활과 연결된 상업·편의시설이기 때문에, 내부까지 파격적이라기보다는 외관 구성에서 조심스럽게 실험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같은 건축가의 다른 성격을 한 동네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히로오 건축 산책의 재미입니다. 다이칸야마 힐사이드 테라스와 함께 보면, 마키 후미히코가 도시와 주거, 상업시설을 어떻게 다르게 다뤘는지 더 선명해집니다.

    안도 다다오의 교회는 작은 대지 안에서 깊이를 만든다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4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5

    히로오에서 빼놓기 어려운 건축 중 하나가 안도 다다오의 교회입니다. 노출 콘크리트, 종교 건축, 안도 다다오라는 조합은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이 교회는 도심 주택가에 자리해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생각보다 조용하고, 삼각형 창문을 제외하면 강한 인상을 바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공간의 구성이 달라집니다.

    건물은 이등변삼각형 형태에 가깝고, 끝에 놓인 십자가를 기준으로 예배당이 펼쳐집니다. 외부에서 쉽게 예측되지 않던 공간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드러나는 방식입니다. 안도 다다오 특유의 동선 통제와 빛의 연출이 작은 대지 안에서도 살아납니다.

    히로오의 안도 다다오 교회는 큰 규모로 압도하기보다, 낮아지고 돌아 들어가는 동선으로 신성함을 만드는 건축입니다.

    히로오 건축 산책에서 먼저 보면 좋은 흐름

    히로오역에서 시작해 히로오 홈즈와 타워즈로 1970년대 고급 맨션의 기준을 보고, 플래티넘 거리 쪽으로 걸으며 부가티 쇼룸을 지나, 안도 다다오의 교회와 마키 후미히코의 유대교 회당을 함께 보면 이 동네의 국제성과 건축적 깊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유대교 회당이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이유

    히로오에는 일본 유대교단의 회당과 커뮤니티 센터도 있습니다. 이 건물 역시 마키 후미히코의 작품으로 언급됩니다. 대사관과 국제학교, 외국인 커뮤니티가 많은 히로오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시설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외관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입구의 표시와 외벽의 육망성 타일을 통해 유대교 건축임을 알 수 있지만, 전체 분위기는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타국의 시나고그처럼 강한 상징성을 전면에 세우기보다, 조용한 주택가 안에 조심스럽게 자리한 느낌입니다.

    이런 시설이 히로오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동네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비싼 집이 모인 곳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외교와 국제 커뮤니티, 교육과 종교 시설이 함께 쌓인 동네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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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7

    일본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고급 맨션, 히로 가든 힐즈

    히로오를 이야기할 때 마지막으로 반드시 봐야 할 곳은 히로 가든 힐즈와 히로 가든 포레스트입니다. 4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최고급 맨션 단지로 불리는 곳이며, 약 1800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언급됩니다.

    한국인에게 대단지 아파트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일본, 특히 도쿄 중심부에서 대규모 고급 맨션 단지는 흔한 형식이 아닙니다. 일본의 고급 주거는 단독주택이나 하나의 타워맨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히로 가든 힐즈는 일본인에게도 이례적인 존재입니다. 1970년대 고급 아파트의 기준을 만들겠다는 큰 목표로 시작된 단지였고, 런던 타운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도쿄 한복판에 이 정도 규모와 녹지를 가진 단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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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 디자인 11

    도쿄판 압구정 현대아파트처럼 읽히는 이유

    히로 가든 힐즈를 한국식으로 비유한다면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떠오릅니다. 오래된 단지이지만 입지, 상징성, 거주층, 단지 규모,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 단지는 오래되었지만 낡아 보이는 방식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외관 타일과 조경, 동선이 잘 관리되어 있고, 단지 안에는 높은 가로수와 넓은 녹지가 이어집니다. 공원이 단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가 공원 안에 놓인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도 있습니다.

    더 인상적인 점은 단지 상당 부분이 외부에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최고급 맨션 단지임에도 주요 길이 주변 대학교, 병원, 주택가와 이어져 있어 인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고급 주거가 반드시 높은 담장과 폐쇄성으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히로 가든 힐즈는 꽤 많은 생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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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오가 새것보다 오래된 품격으로 보이는 순간

    히로오는 아자부다이 힐스처럼 최첨단 마천루가 압도하는 동네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새것도 있지만, 오래된 것을 고급스럽게 유지하는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이 동네가 이미 1970~80년대부터 고급 주거와 국제적 생활권을 형성해왔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이 1990년대 이후 도쿄 중심부 고층 맨션 흐름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면, 히로오에는 이미 그 이전부터 상징적인 주거 건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히로오의 건축은 최신성보다 지속성으로 보입니다. 반세기 가까운 고급 맨션이 아직도 동네의 중심처럼 남아 있고, 교회와 회당, 대사관 거리와 고급 상권이 조용히 겹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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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오 여행은 건물보다 동네의 결을 보는 산책이다

    히로오를 걷는 재미는 단일한 랜드마크 하나에 있지 않습니다. 부가티 쇼룸, 모더니즘 맨션, 안도 다다오의 교회, 유대교 회당, 히로 가든 힐즈가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 동네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한쪽에는 국제성과 부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오래된 주거 문화와 조용한 관리의 힘이 있습니다. 새 건물을 계속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오래된 건축을 여전히 가치 있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동네의 품격이 만들어집니다.

    도쿄에서 건축 여행을 계획한다면 히로오는 충분히 걸어볼 만한 지역입니다. 큰 소리로 화려함을 외치는 곳은 아니지만, 천천히 보면 왜 이곳이 도쿄 최고의 부촌 중 하나로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히로오의 진짜 매력은 비싼 동네라는 사실보다, 오래된 부와 국제적 문화, 현대건축이 조용하게 겹쳐진 도시의 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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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 쿠마 켄고가 보여준 자연에 지는 건축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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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화려한 온천 숙소를 기대하고 가면 오히려 조용하게 당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눈에 띄는 장식이나 과한 연출보다, 나무와 흙, 빛과 그림자, 그리고 유후인의 산세가 천천히 앞으로 나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을 이해하려면 쿠마 켄고가 말해온 ‘지는 건축’이라는 표현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여기서 진다는 말은 건축이 실패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연을 압도하지 않고, 풍경보다 앞서지 않으며, 사람이 머무는 시간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드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건축이 스스로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유후인의 자연과 마을을 먼저 보이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자연에 지는 건축이라는 말이 머무는 방식

    처음 “지는 건축”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건축은 보통 더 높고, 더 크고, 더 독창적인 것을 향해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쿠마 켄고가 말하는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건축이 자연을 이기려 드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과 지역의 맥락 안으로 스며드는 방식입니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 흙집이나 동굴 같은 삶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 기술과 생활을 받아들이되, 그 표면을 지나치게 차갑거나 단절된 방식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바로 이 지점을 잘 보여줍니다. 전통을 그대로 복원하지도 않고, 최신식 리조트처럼 매끈하게 감싸지도 않습니다. 대신 로우테크의 질감과 현대적 설비가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중간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을린 나무 외벽이 먼저 말을 건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의 외벽을 보면 가장 먼저 검게 그을린 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는 목재 표면을 태워 탄소막을 형성하는 전통 공법인 약스기를 활용한 것입니다. 화학적 코팅을 덧씌우는 대신, 나무 자체의 표면을 변화시켜 보호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약스기는 단순히 전통 공법을 반복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나무 간격이 조금씩 달라지고, 그 위에 수직 각재가 덧대어지면서 외벽에 깊은 음영이 생깁니다. 빛이 움직일 때마다 표면은 납작하지 않고, 조용한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이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오래된 공법을 가져왔지만 결과물은 전통 건축의 복제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현대적인 입면처럼 보이면서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료의 온도를 잃지 않습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의 외벽은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조율한 목재의 표정에 가깝습니다.

    전통 료칸의 장식을 덜어낸 자리

    일본식 숙소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다다미방, 도코노마, 꽃, 족자, 정원 풍경 같은 장면이 생각납니다. 전통적인 일본 공간은 자연을 그대로 들여오기보다, 자연을 잘라내고 다듬어 하나의 장면으로 보여주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코미코 아트 하우스의 실내는 조금 다릅니다. 전통적인 장식 요소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화병이 놓인 도코노마도, 산수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식도, 과하게 꾸민 프레임도 없습니다.

    대신 나무를 깎아 만든 문지방, 흙과 짚, 종이를 바른 벽과 천장처럼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재료들이 공간을 이룹니다. 그런데 그 만듦새는 투박하기보다 아주 얇고 반듯합니다. 전통적 재료를 사용했지만 결과는 모던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을 전통 료칸의 장식적 이미지로만 기대하면 오히려 비어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비어 있을수록 바깥 풍경이 더 또렷해진다

    실내의 장식이 줄어들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향합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에서 중요한 것은 방 안에 무엇이 많이 놓여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냈기 때문에 무엇이 보이는가입니다.

    유후인의 풍경, 특히 유후다케가 만들어내는 산의 존재감은 장식보다 강하게 다가옵니다. 창밖의 계절감, 빛의 방향, 주변 건물과의 거리감이 공간의 분위기를 천천히 만듭니다.

    건축이 한 발 물러나면 풍경이 더 가까워집니다. 이곳에서 말하는 럭셔리는 금박이나 대리석, 화려한 서비스가 아니라 조용히 앉아 빛과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이 공간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워지는 방식이 아니라, 장식을 덜어내 유후인의 풍경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완성됩니다. 그래서 머무는 사람은 건축물을 감상한다기보다, 건축이 비워낸 자리에서 자연을 다시 보게 됩니다.

    마을의 속도와 건축의 태도가 닮아 있다

    유후인은 처음부터 거대한 자본이 만든 대형 관광지가 아니었습니다. 온천 관광지이기 전에 작은 마을이었고, 주민 주도의 마을 만들기 흐름 속에서 천천히 성장해온 곳으로 설명됩니다. 크기를 키우기보다 결을 지키는 쪽을 선택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쿠마 켄고의 건축은 이곳에서 더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건축이 앞에 나서기보다 물러나듯, 유후인이라는 마을도 과도하게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자기 속도를 지켜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는 주요 관광지와 완전히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한 걸음 비켜난 위치에 있습니다. 언제든 유후인의 중심으로 걸어갈 수 있으면서도 숙소 안에서는 조용히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거리감입니다. 관광과 쉼 사이의 균형이 잘 잡힌 위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타케동과 츠치동, 재료의 이름을 가진 객실

    코미코 아트 하우스에는 2인실인 타케동과 4인실인 츠치동이 언급됩니다. 각각 대나무와 흙을 뜻하는 이름입니다. 이름부터 이미 이곳이 어떤 재료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츠치동은 흙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처럼 차분하고 낮은 감각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칠거나 원시적인 공간은 아닙니다. 흙과 종이, 나무처럼 오래된 재료가 현대식 설비와 만나면서 매우 정돈된 분위기를 만듭니다.

    자연적인 소재가 기술과 멀어지게 만드는 대신, 오히려 현대식 편의와 조용히 겹쳐집니다. 겉으로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프라이버시, 빛의 조절, 시선의 차단, 설비의 숨김 같은 세밀한 설계가 숨어 있습니다.

    현대식 료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료칸은 오래된 형식을 가진 숙박 공간입니다. 다다미, 온천, 식사, 접객, 정원처럼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코미코 아트 하우스는 그 이미지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현대식 료칸이 된다는 것은 편의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꾸는 정도가 아닙니다. 자연을 장식으로 실내에 넣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축 자체가 주변 풍경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장식적 자연을 덜어내고, 진짜 계절과 빛, 산의 존재를 직접 마주하게 하는 것. 이 방식이야말로 코미코 아트 하우스가 보여주는 현대적 료칸의 감각입니다.

    현대의 료칸은 전통 장식을 많이 갖추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이 자연과 시간을 더 선명하게 느끼도록 돕는 공간일 수 있습니다.

    로우테크가 오히려 가장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AI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에 우리는 점점 더 비물질적인 경험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화면 안에서 보고, 누르고, 스크롤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료의 온도는 오히려 더 특별해집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최신 기술로 감싼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나무와 흙, 종이 같은 재료를 아주 섬세하게 다루면서 현대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로우테크는 낡은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에는 가장 고급스러운 감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처럼 재료의 시간과 빛의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유후인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숙소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유후인다운 속도를 가진 숙소입니다. 조용하고, 절제되어 있고, 주변을 먼저 보게 합니다. 큰 목소리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유후인의 산과 마을, 빛과 공기를 더 잘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경험은 건축가의 이름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방 안에 앉아 빛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창밖의 산을 바라보다가 건축이 무엇을 덜어냈는지 천천히 알아차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유후인 여행에서 온천과 거리 산책만 생각했다면, 코미코 아트 하우스는 조금 다른 결의 목적지가 될 수 있습니다. 숙소로 머무는 것도 좋고, 미술관과 카페를 통해 가볍게 경험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코미코 아트 하우스 유후인은 건축이 한 발 물러났을 때, 오히려 공간의 기억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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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 소비를 넘어 경험이 되다

    K-팝, 소비를 넘어 경험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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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은 음악을 넘어 하나의 문화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이제 팬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고 굿즈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체험하며 아티스트의 세계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4년 만에 세 번째 미니 앨범으로 돌아온 블랙핑크는 몰스킨과의 협업을 통해 노래와 메시지를 기록의 언어로 재해석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해당 에디션은 노래 가사를 적용한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블랙과 핑크의 강렬한 대비,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통해 완성됐으며 팬들이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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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몰스킨]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 역시 주목할 만하다. 블랙핑크는 오디오 도슨트와 리스닝 세션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을 소개했고 팬들이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통해 문화유산을 경험하도록 했다. 음악 산업에 머물렀던 팬덤의 활동이 문화유산, 교육, 공공기관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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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YG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과 파르나스호텔의 협업 또한 공간 경험으로 확장된 K-팝을 보여준다. ‘BTS THE CITY ARIRANG SEOU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패키지는 호텔 객실부터 굿즈, 식음료 서비스까지 하나의 통합된 브랜드 경험으로 구성됐고 팬들로 하여금 실제 공간 속에서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체험하도록 했다. 공간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체험형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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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르나스호텔]

     

    경험경제는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개념이 된다. 위와 같은 K-팝의 다양한 확장 사례는 경험 자체가 소비의 핵심 가치가 되는 경험경제를 잘 설명하고 있다. 

    K-팝의 확장은 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강화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아티스트는 단순한 창작자가 아니라 브랜드이자 세계관의 중심이 되고 팬덤은 음악을 넘어 공간, 문화,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개인의 취향이 곧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 것이다. 

    팬덤의 구조를 사회·경제적으로 분석한 책 『팬덤의 시대』는 팬덤을 단순한 열성 소비 집단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팬덤에 대해 문화를 생산하고 시장을 형성하는 경제 주체라 해석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확산, 재해석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앞서 언급한 블랙핑크의 굿즈,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 BTS의 호텔 협업 프로젝트는 모두 책에서 언급되는 팬덤 경제의 구체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팬덤은 이제 음악 재생을 넘어 문화를 소비하고 경험하며 세계관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책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는 소비가 상품 중심에서 경험과 의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말하며 개인의 취향이 소비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흐름에 대한 분석을 지속적으로 제시한다.

    결국 현대사회에서는 무엇을 사느냐가 아닌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소비의 기준이 되고 있다. K-팝은 현대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며 K-팝 팬덤은 단순한 문화 소비 집단을 넘어 현대 소비 구조와 문화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 : 독서신문(https://www.readersnews.com)


    [비평] 편집된 장면들, 조현나 기자의

    [비평] 편집된 장면들, 조현나 기자의 <애프터 더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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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구아다니노의 신작 <애프터 더 헌트>에 다양한 혹평이 쏟아졌다.



    행위의 기준

    <애프터 더 헌트 loading=" contenteditable="false">

    <애프터 더 헌트>



    세 영화를 좀더 비교해보자. <더 헌트>는 이중 사건의 인과관계를 가장 뚜렷이 명시한다. 유치원 선생인 루카스(마스 미켈센)가 한 어린이의 거짓말로 인해 아동 성추행의 누명을 쓴다. 종국엔 그가 무고하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를 가해자로 낙인찍은 지 오래다. 시간이 흘러도 루카스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신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에서 타르(케이트 블란쳇)는 지휘자라는 권력을 이용해 오케스트라의 어린 여성 단원들과 사적 관계를 맺고, 관계가 틀어진 이가 다른 오케스트라에 들어갈 수 없게 손을 쓴다. 전적이 밝혀진 뒤 그는 지휘자 자격을 박탈당한 채 해외로 주거지를 옮긴다.


    <애프터 더 헌트>의 배경은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이다. 예일대학교 철학과 부교수인 알마와 그의 동료 헨릭(앤드루 가필드), 제자 매기(아요 에데비리) 셋의 관계가 중심인데 어느 날 밤 매기가 알마를 찾아와 헨릭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고백한다. 그 사실을 안 헨릭 역시 알마에게 자신의 무고를 어필한다. 알마는 당황해하며 둘에게 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러니까 그걸 왜 나에게 이야기해?” 전술했듯 알마는 매기의 고백이 없었다면 사건과 완전히 무관했을 자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목격자도 아니며 종신 재직권 발표를 앞두고 어떤 문제에도 엮이지 않고 싶어 하는 부교수에 불과하다. 헨릭과 재직권을 두고 다투는 라이벌이기에 이 사건으로 헨릭에게 오점이 남는다면 알마에겐 득이 되겠지만, 학계의 일원으로서 알마는 오히려 배신자라는 오명을 얻게 될 것을 더 두려워한다.


    의외의 설정은 성폭행 사건을 재현하는 대신 헨릭과 매기,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당시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진술은 헨릭과 알마, 매기와 알마 일대일로 구성된 사적 자리에서만 비밀리에 이루어진다. 영화의 중반부에 이르러 가해자인 헨릭은 극에서 이르게 퇴장한다. 원인 제공자를 일찍이 탈각시켜 가해자-피해자의 익숙한 구도 대신 피해자와 증언자 두 사람을 심판대에 올리는데, 결과적으로 알마는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이들의 발언만을 토대로 판단해 증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와 <애프터 더 헌트>는 타르와 알마가 현실을 감내하는 상황을 유사하게 묘사한다. 마사지숍의 제안에 따라 여성 마사지사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르는 역겨움을 느껴 뛰쳐나가고 이내 구토한다. 위궤양을 앓는 알마도 종종 화장실로 뛰쳐나가 구역질을 한다. 타르의 구토가 착취를 자행하던 스스로에게 느낀 역겨움을 표출한 것에 가깝다면 알마의 것은 반대로 외부 압력을 삼키다 걸린 과부하에 가깝다. 알마는 결벽증처럼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길 꺼린다. 하다못해 스트레스로 얻었을 위궤양까지 숨긴 채 동료 의료인의 처방전을 훔쳐 약을 처방받는다. 결국 그것이 악재로 작용할 텐데도 말이다.


    결벽증적인 알마의 태도는 어디서 기인했을까. 그의 수업 내용에서 일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는 한 수업에서 파놉티콘을 설명하며 권력이 어떻게 개인화돼 스스로를 통제하게 하는지를 논한다. 다른 수업에서는 ‘거짓된 세상에 올바른 삶은 없다’는 <미니마 모랄리아>의 문구를 인용한다. 세상이 거짓됐을지라도 그에 맞춰 살 수밖에 없다는 아도르노의 비관적 입장에 한 학생은 해나 아렌트의 오디세우스의 역설로 대응한다. 지금 당장 무엇이 옳은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행동할 수 있지 않은가, 그 올바름은 오디세우스의 경우처럼 후대에 평가받지 않겠냐는 태도로. 설전이 이어지자 결국 알마는 화를 내며 교권을 이용해 학생을 압박한다.


    알마는 자신이 경험한 여성혐오의 테제, 학계 시스템을 그대로 체화한 사람이다. 헨릭은 “알마가 여자라는 이유로 종신 재직권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농담조로 말하고 한 남학생은 알마 앞에서 학교에서 겪는 역차별을 불평한다. 알마와 헨릭이 위시하는 여성 학자, 남성 학자의 위치를 상상케 하는 발언들이지만 알마의 대처는 미온적이다. 알마는 과거 자신이 경험한 성폭력 사건을 남편에게 고백할 때마저 상대 남성 대신 자신에게로 화살을 돌린다. 그런 알마가 매기를 지지하길 주저하자 그는 “알마가 폭력적인 가부장적 의제에 굴복하는 방식으로 현재를 이뤄냈”고 자신은 그런 백인 여성에게 차별받은 흑인 여성이 됐다며 알마를 공개적으로 비판한다. 결국 알마는 “고백과 회개가 담긴 기사”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시간이 흐른 후 종신 재직권을 얻어 학장이 된 알마,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와 결혼을 앞둔 레즈비언으로서 곧 부르주아 계층의 일원이 될 매기의 재회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결말을 목도한 평단은 <애프터 더 헌트>가 정작 “중요한 장면은 보여주지 않고 마무리됐다”고 입을 모은다. 헨릭이 매기를 성폭행했는지에 관한 진실, 알마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재기에 성공해 학장까지 올랐는지에 관한 과정이 생략된 탓이다. 그러나 <애프터 더 헌트>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의 시비를 가릴 주요 장면들이 삭제된 이유 자체일 테다.


    ‘사냥’의 진정한 승자



    <더 헌트 loading=" contenteditable="false">

    <더 헌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정세를 반영해 2025년, 영화의 결말을 바꿔 알마의 성공을 묘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성공한 알마와 매기의 재회가 마무리된 후 영화는 ‘컷!’ 하는 감독의 외침과 함께 마무리된다. 영화의 결말부 혹은 영화 자체가 일종의 극중극, 편집된 가상의 세계일지 모른다는 걸 암시하는 사운드다. <애프터 더 헌트>가 편집된 결과물이라는 가정하에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다시 떠올려본다. 성폭행 사건의 진실, 논문 표절 건을 두고 헨릭과 매기 사이에 오갔다는 공방, 진위를 밝히거나 서사의 클라이맥스가 될 주요 순간들은 들어낸 채 영화는 교묘히 알마를 중심으로 회상하듯 구성되어 있다. 오디세우스의 서사처럼 학장이 된 알마의 성공담을 누군가가 서사화한 것은 아닐까. 결말부의 시간차를 고려할 때 이 내용은 알마가 썼다는 “고백과 회개가 담긴 기사”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무엇을 지우고 드러내는 것이 효과적일지 분석된 결과물 말이다.


    16~17세기엔 ‘애프터 더 헌트’라는 주제의 화풍이 유행했다. 문자 그대로 사냥 이후의 귀족들과 그들이 사용한 장비, 죽은 사냥감들을 배치한 그림이다. 권력 과시용답게 귀족들이 승리감에 도취돼 자신의 사냥감을 내려다보는 구성이 다수였다. 이 화풍과 영화 속 한 장면을 대조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해고를 통보받은 헨릭은 알마의 교실에 쳐들어와 어째서 알마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는지 항의한다. 놀라 뛰쳐나온 매기와 교실의 학생들에게도 분노를 표출한다. 이후 교실에서 뛰쳐나가 우는 매기를 알마가 달래준다. 위로하는 알마의 품에서 매기는 돌연 시선을 들어올리고, 그의 시점숏엔 이들을 내려다보듯 서 있는 학교 동상이 있다. 각본가의 말을 빌리자면 이 동상은 “예일대 설립자 중 한명이자 노예 소유주였던 사람의 동상”이다. 대척점에 서 있는 듯 보이지만 알마와 매기에겐 교집합이 존재한다. 알마는 교내 기준을 체화하는 방식으로, 매기는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알마가 자신의 논문 표절 건을 언급할 수 없게 만들며 원하는 바를 얻었다. 이들의 결말은 성공 서사임에 틀림없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이 거친 차별과 희생을 상기한다면,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면서도 결국 불합리한 시스템에 복무하는 형태로만 성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 결과적으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음을 상기한다면 진정 ‘사냥’에 성공한 승자는 누구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소멸에서 길어 올린 검은 영성, 숯으로 시간을 쓰다

    소멸에서 길어 올린 검은 영성, 숯으로 시간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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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A의 핫피플 & 아트(47)

    숯의 작가 이배가 그은 ‘일획의 울림’

    “예술은 땅 일구는 농사와 같아”

    기다림의 미학으로 동서양 경계 허물어뮤지엄 산(SAN)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 회화·조각·영상 등 39점 전시

    ‘숯의 작가’라고 불리는 이배 작가는 숯을 이용해 회화부터 조각, 설치,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통해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그에게 숯은 단지 재료에 그치지 않는, 시간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영성의 재료다. [사진 조정화]‘숯의 작가’라고 불리는 이배 작가는 숯을 이용해 회화부터 조각, 설치,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통해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그에게 숯은 단지 재료에 그치지 않는, 시간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영성의 재료다. [사진 조정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이배의 개인전 가 2026년 4월 7일부터 12월까지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Museum SAN)에서 열린다. 고향 청도에서 옮겨온 흙(땅)을 싸리비로 붓질하듯 휘젓는 퍼포먼스로 시작된 이번 전시는 회화·조각·설치·영상 등 39점으로 구성되며, <불로부터(Issu du feu)>와 <붓질(Brushstroke)> 등을 통해 그의 작업 세계를 조망한다. 미술관 전역은 하나의 통합된 조형 환경으로 구성되어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인상적인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숯이 지나간 자리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에서 이배는 ‘숯의 작가’로 불릴 만큼 단일한 물질을 중심으로 회화의 성립 조건을 탐구해 왔다. 그의 작업에서 숯은 단순한 시각적 매체를 넘어 소멸 이후의 상태를 품은 물질로 기능하며, ‘무엇을 그리는가’보다 ‘이미지는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인식은 경북 청도에서의 유년 경험과 맞닿아 있으며, 달집태우기 등 공동체 의례를 통해 소멸을 단절이 아닌 순환으로 체득한 기억은 생성의 조건으로서 소멸을 사유하는 기반이 된다.

    오는 12월까지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에서 열리는 이배 작가의 개인전은 회화·조각·설치·영상 등 작가의 작업 세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39점을 대거 선보인다. [사진 이배 작가]오는 12월까지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에서 열리는 이배 작가의 개인전은 회화·조각·설치·영상 등 작가의 작업 세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39점을 대거 선보인다. [사진 이배 작가]

    이배는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물질과 회화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다. 1970년대 후반에는 폐깡통과 철 등 버려진 사물을 배열·은폐하며 물질의 상태를 드러냈고, 이는 물질 자체에 감각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초기 평면에서도 형상 재현보다 한지에 스며드는 색처럼 물질의 침투와 흔적에 주목했다. 1989년 파리 이주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심화시킨 전환점으로,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던 숯을 핵심 매체로 선택하게 했다. 이후 숯은 부착과 마찰을 통해 질감과 밀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불로부터(Issu du feu)> 연작은 숯을 절단·결합하고 표면을 반복적으로 연마하는 과정을 통해 물질의 축적과 흔적이 이루는 구조를 드러낸다. 이 화면은 재현의 장이 아니라 시간이 켜켜이 스며든 결과로 나타나며, 동시대 이미지 환경과는 다른 감각을 제시한다. 2003년 전후 시작된 는 숯의 밀도와 구성으로 추상적 풍경을 탐색하고, 입자의 축적과 층위의 차이를 통해 깊이와 공간감을 드러낸다. 이어 2004년부터 지속된 은 숯가루와 아크릴의 결합으로 투명한 층 사이에 머무는 입자들이 깊이와 호흡을 형성한다.

    한편, 행위의 차원은 대표작 <붓질(Brushstroke)> 연작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붓에 숯 안료를 머금어 단숨에 긋는 이 작업은 단일한 선에 신체의 리듬과 긴장을 응축시키며, 결과보다 행위 자체를 전면에 드러낸다. 이로써 화면은 재현이 아닌 행위가 현현되는 장이 되며, 그의 작업은 ‘시간의 물질화’로 요약된다. 숯은 소멸 이후의 흔적이자 생성의 경계로 기능하고, 검정은 색이 아닌 밀도로 작용하며, 화면은 시간이 켜켜이 쌓인 층위로 이해된다.

    이러한 사유는 회화의 범주를 넘어 입체적 조형으로도 확장된다. 연작은 숯의 비영구적 속성을 금속이라는 물질로 치환해 시간성을 다른 방식으로 고정하고, 서로 다른 물질 사이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이는 선과 면, 리듬을 통해 회화적 감각을 입체로 전이시키며 ‘그림’을 또 다른 차원에서 변주하는 시도로 이어진다.

    이배 작가의 '불로부터(Issundu teful)'. [사진 이배 작가]이배 작가의 '불로부터(Issundu teful)'. [사진 이배 작가]

    “유년시절의 결핍된 환경이 예민한 감각 길러줘”

    나아가 그의 작업은 화면을 넘어 전시 공간 전반으로 확장된다. 숯은 벽과 바닥, 건축 요소를 가로지르며 공간을 새롭게 조직하고, 물질에서 출발한 작업은 공간과 행위의 차원으로 전개되며 그 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전개는 2023년 뉴욕 록펠러센터 채널 가든 설치와 2024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병행전시에서 구체화되었고, 지역적 경험을 보편적 조형 언어로 전이시키며 국제적 주목을 이끌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최근 고양 삼송테크노밸리 작업실에서도 확인되듯, 그의 작업이 특정 매체에 한정되지 않고 숯이라는 물질과 공간, 시간으로서의 행위가 맞물리는 조건 속에서 유동적으로 구성됨을 보여준다. 이처럼 그의 작업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재료의 특수성보다 회화의 조건 자체를 탐구해 온 태도에 있으며, 이미지를 결과가 아닌 물질과 행위가 교차하는 과정으로 다루며 생성의 조건을 드러내는 데 있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업은 K아트의 흐름 속에서 더욱 심화되며, 국제적 주목을 지속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안도 다다오의 노출 콘크리트와 작가의 숯이 지닌 물질성의 공통점 속에서, 전시 공간인 뮤지엄 산(Museum SAN)을 어떻게 인식하고 전시를 구성했는가.

    “약 1년 반 동안 수십 차례 오가며 공간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안에서 우고 론디노네 등의 작업을 통해 밀도 높은 공간성이 주는 긴장과 가능성을 느꼈고, 현대적인 수도원처럼 머무르며 사유하게 하는 장소로 인식하게 되었다. 전시는 작품을 놓는 일이 아니라 공간과 호흡하는 방식으로, 회화가 전시장 내부에만 한정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일부 작업을 외부 동선에 배치해 풍경과의 관계 속에서 감각이 열리도록 했다. 내부는 흰 방·검은 방·영상 공간으로 구성해 몰입을 유도하며, 익숙한 질서를 흔들어 관람 경험을 새롭게 환기하려 했다.”

    이번 전시에서 ‘흙’과 ‘농부’의 서사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퍼포먼스는 작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고향 청도에서 가져온 흙으로 영상관에 ‘논’을 만들고 그 위를 비질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삶의 시작점과 다시 마주하는 행위로 설정했다. 농사와 예술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일과 붓으로 화면을 구축하는 행위 모두 내면의 상태와 감각의 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퍼포먼스는 특정 형식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작업의 흐름으로, 신체·정신·감각·시간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지점에서 퍼포먼스는 회화와 맞닿아 있는 근본적 요소로 작동하며, 이번 전시는 숯을 매개로 농촌의 기억과 작업의 근원을 되짚고 작업과 삶의 출발점을 함께 성찰하는 과정이었다.”

    유년 시절의 환경과 경험은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태어난 고향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산골로, 문화적 자극이 거의 없는 환경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처음 피아노 소리를 접했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는 강한 충격으로 남았다. 이러한 결핍된 환경은 오히려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었고, 작은 변화와 소리에 깊이 반응하는 경험이 축적되었다. 정월 대보름의 달집태우기는 축제이자 의례로 기억되며, 농경사회에서 형성된 기다림과 조심스러움의 태도 역시 작업의 바탕이 되었다. 또한 장날 편지를 주고받던 방식은 여백과 암시를 중시하는 감각으로 이어졌다.”

    이배 작가의 대표작인 '붓질(Brushstroke)'연작. [사진 이배 작가]이배 작가의 대표작인 '붓질(Brushstroke)'연작. [사진 이배 작가]

    재룟값 안 드는 숯 사용한 게 관계의 시작

    다양한 재료 중에서 숯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이후 작업의 확장 가능성은 무엇인가.

    “프랑스에 머물던 1990년 무렵, 재료를 살 여유가 없어 값싼 바비큐용 숯을 목탄 데생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작업을 이어가며 숯과의 관계를 되묻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혼례나 출산 때 숯을 쓰던 청도에서의 유년 기억이 떠올랐다. 숯은 나쁜 기운을 막는 정화의 상징이자 개인적 경험과 맞닿은 물질로 다가왔다. 앞으로도 중요한 축으로 유지되겠지만, 그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방식으로 유연하게 열어두려 한다.”

    <붓질(Brushstroke)> 연작은 어떤 계기와 문제의식 속에서 전개되었으며, ‘일획’의 미학과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2019년 뉴욕 전시를 계기로 본격화했는데, 숯 작업 이후 남은 숯가루에서 출발했다. 소나무, 참나무, 대나무 등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밀도와 색을 지닌 검정을 모아 화면을 구성하며, 단일한 색이 아닌 시간과 층위를 드러낸다. 깊고 무거운 검정부터 맑고 투명에 가까운 결까지 공존하며, 각각의 입자는 서로 다른 시간을 품는다. 이 작업은 동양 회화와 서예의 감각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사유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특히 ‘일획’의 개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한 번의 붓질에 신체의 움직임과 집중된 의식이 함께 실리며 화면이 형성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그 순간 얼마나 밀도 있게 집중된 상태로 행위가 이루어지느냐에 있다.”

    [사진 이배 작가]

    종말의 풍경 속에서 더 선명해진 숯의 존재감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품을 하나 꼽는다면.

    “나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작품은 <불로부터>(Issu du feu)라는 평면 캔버스 작업이다. 크고 작은 여러 연작이 있지만, 이 시리즈가 가장 많은 것을 말해준다. 숯이라는 자연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이지만, 그 안에서 가장 빈약한 재료가 오히려 가장 풍성하고, 때로는 화려하게까지 보일 수 있는 물성을 끌어내고자 했다. 그런 시도가 하나의 방향으로 자리 잡은 계기가 된 작업이다.”

    한국 미술사 속에서 어떤 작가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특정한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의식해본 적은 없다. 다만 ‘이건 한국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작업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멀리서 보아도 한국적 감각과 삶의 배경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작업, 그런 작가로 남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이 있다면.

    “뉴욕 록펠러센터에 숯 조각을 세우던 날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시 오픈 무렵 캐나다 산불 연기가 맨해튼을 덮치며 도시는 노란 빛에 잠겼고, 공기와 시야도 흐릿해져 있었다. 그 한가운데 선 검은 숯 조각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드러났고, 뉴욕 사람들도 그 장면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 순간은 냄새와 빛, 공기가 겹쳐지며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마치 종말의 한 장면 같았는데, 우연한 상황이 작품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 순간으로 남아 있다.”

    이배 작가는 뉴욕 록펠러센터에 숯 조각을 세우던 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는다. 우연히 맨해튼을 덮친 캐나다 산불 연기로 인해 흐릿해진 배경을 뒤로한 검은 숯 조각의 선명한 이미지가 도드라지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 이배 작가]이배 작가는 뉴욕 록펠러센터에 숯 조각을 세우던 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는다. 우연히 맨해튼을 덮친 캐나다 산불 연기로 인해 흐릿해진 배경을 뒤로한 검은 숯 조각의 선명한 이미지가 도드라지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 이배 작가]

    JOA(조정화) 작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순수사진 석사 및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여 년간 단국대학교, 상명대학교 및 대학원 등에서 강의를 해오고 있다. Drawing of Communication(인사아트센터,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후원전), 단국대학교 교수전(SUN갤러리), 물전(서울시립미술관), Pingyao Festival(중국), panorama(프랑스), 광주비엔날레특별전(한국)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월간중앙>, <미술세계>, , <월간사진> 등에 연재와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로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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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봄날에도 끊이지않는 전쟁, 화가 고영미가 그린 '역설의 풍경'

    눈부신 봄날에도 끊이지않는 전쟁, 화가 고영미가 그린 '역설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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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가 고영미,토포하우스에서 '찬란한 봄, 역설의 풍경'전 개막


    4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전쟁 풍경화 등 20여 점 선보여

    시니컬하되 예술로 한단계 승화된 상징적·은유적 비판 주목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시인이 '잔인한 계절'이라 칭했던 4월. 발길 닿는 곳마다 색색의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연녹색 새잎이 푸릇푸릇 돋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중동발 전쟁소식은 여전하다. 종전까지는 6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는 뉴스도 전해진다. 이런 시점에 '전쟁과 인간' '자연과 폭력'의 문제를 끈질기게 예술로 표현해온 화가 고영미(Ko Young-mee·46)가 개인전을 개막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고영미 '한여름 밤의 꿈2'. 한지 위에 채색. 112x145.5cm [이미지 제공=고영미, 토포하우스] 2026.04.19 art29@newspim.com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는 고영미(46) 작가를 초대해 '찬란한 봄, 역설의 풍경'전을 4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3월 촉발된 미국·이스라엘-이란간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작가가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작업해온 이른바 '전쟁 풍경화' 20여 점이 내걸려 관심을 모은다. 오래 전에 작업한 그림도 다수 포함되었지만 오늘의 시점과도 잘 오버랩되고, 잘 부합되며 오늘 이 전쟁에 대해, 인간의 폭력과 탐욕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성찰하게 한다.


    고영미 작가가 전쟁이라든가 폭력 등의 예민한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개인사적으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로 여전히 잠재적 분쟁국가인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고영미는 미국·이스라엘- 이란 중동전을 보는 고영미 마음이 편치 않다.

    [서울=뉴스핌]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찬란한 봄, 역설의 풍경'전을 여는 고영미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19 art29@newspim.com

    20여 년 전 작가의 동생은 군 복무중 한쪽 눈을 실명했다. 동생은 당시만 해도 매우 폐쇄적이었던 군에 책임이나 보상을 요구할 수 없었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이 땅의 소시민으로써 가족들도 무기력하긴 마찬가지였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군대를 두고 있고,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개인 장병이 외치는 내면의 절규는 위로 닿지 않았다.

    이에 누나인 고영미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조하며 그림으로 이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예민하고도 강렬한 주제 의식을 투영시킨 작품을 시작하며 화가 자신도 조금씩 변화해갔다.

    동생은 국가유공자로 분류돼 일정부분 처우를 받게 됐지만 잃어버린 한쪽 눈은 더이상 돌아올 수 없고, 마음의 상처는 계속 응어리로 남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에 작가는 개인사는 물론 북한의 핵위협, 전쟁으로 치닫는 국제정치 문제에도 좀더 관심을 갖게 됐다. 이같은 이슈를 작업에 녹여내기에 이르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찬란한 봄, 역설의 풍경'전을 여는 고영미 작가의 작품. 2026.04.19 art29@newspim.com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 조약 기구, NATO)가입 시도와 이에 따른 러시아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은 4년동안 양측 희생자 120만~180만명(사망자25만~60만명)를 내고도 종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동의 가자 지구,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적 학살은 과거 박해의 희생자였던 유대인, 혹은 그 후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는 가해자가 되는 역설을 낳고 있다. 지금 시대 이 땅의 예술가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이란 등에서의 전쟁의 참화를 접하면서도 인간이 행하는 폭력에 대한 분노, 약자들에 대한 연민을 잘 표현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고영미 작가는 그럴 수 없었다. 그는 하루에도 수백 번 언론에 오르는 중동 전쟁 사진과 영상들을 접하면서 '보여주지만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려고 힘쓴다. 그리곤 스스로 느낀 바와 전쟁의 이면, 인간의 끝없는 광기와 폭력, 전쟁의 화파 속에서 스러지는 사람들을 예술로 표현하고 있다.

    공중에서 투하된 폭탄에 미니어처 장난감들처럼 부서져 내리는 건물들 풍경,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는 정유시설, 포탄과 쏟아져 내리는 분진들 속에 더 깊은 고통이 계속되는 현장을 압축적 상징적으로 화폭에 담고 있다.

    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은 미사일 궤적, 요격 장면, 레이더 화면, 열감지 이미지 같은 비물질적 시각정보로 소비된다. 풍경은 궤적과 신호의 집합이다. 지면과 공중의 풍경이 작가의 화면 속에서 충돌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서울 종로구 토포하우스에서 개막한 고영미 작가의 개인전 '찬란한 봄, 역설의 풍경'전에 출품된 대형 회화. 2026.04.19 art29@newspim.com

    화가 고영미가 4년간 접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뉴스화면, 위성 이미지, 드론영상, SNS에 떠도는 파편화된 크립의 정보이다. 한반도에서 바라보는 유럽과 중동의 풍경은 장소가 아니라 매개된 이미지들의 층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고영미의 회화적 비판은 직설적, 단선적이지 않다. 자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내면의 목소리와 외침을 예술로 한단계 승화시켜 표현해 시니컬하지만 은유적이고 양가적이다.

    [서울=뉴스핌] 작가 고영미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막한 개인전 '찬란한 봄, 역설의 풍경'에 출품된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19 art29@newspim.com

    고영미는 작가노트에서 "예술과 (국제)사회는 각각 독립된 영역이 아닌 상호 연관된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 나는 예술을 미적 감상의 대상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논의와 구조를 반영하는 매개체로 인식하기에 그렇다."라고 밝혔다.

    또 "미디어에서 보는 간접 경험, 타인의 일이 나 자신에게 전가되어 불안한 심리를 갖는다. 몸으로 기억되고 축적되어 작업으로 표현된다. 그러기에 작업은 단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대변한다. 뉴스를 통해 바라보는 전쟁은 하나의 이미지, 씬이다. 영향을 받지만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있다. 시퀀스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고영미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에서 색채전공으로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영미의 토포하우스 개인전은 오는 5월11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 휴관. 무료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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