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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히로오 도쿄 부촌 여행, 부가티 쇼룸부터 히로 가든 힐즈까지 걷는 건축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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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오 도쿄 부촌을 걷다 보면, 이 동네가 단순히 비싼 집이 많은 지역이라서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오래된 고급 맨션, 대사관이 만든 국제적인 분위기, 조용한 주택가에 숨어 있는 종교 건축, 그리고 도쿄 한복판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아파트까지. 히로오는 돈의 냄새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오래된 질서와 취향으로 보여주는 동네에 가깝습니다.

도쿄의 부촌을 떠올리면 롯본기, 긴자, 덴엔초후 같은 이름이 먼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히로오와 미나미아자부 일대는 조금 다른 결을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일본 유일의 부가티 단독 쇼룸이 있고, 안도 다다오의 교회가 있으며, 마키 후미히코가 설계한 고급 맨션과 유대교 회당도 자리합니다.

히로오는 화려하게 과시하는 부촌이라기보다, 도쿄의 오래된 상류 주거 문화와 현대건축이 겹쳐진 동네입니다.

부가티 쇼룸이 있는 동네라는 단서

한 도시의 부촌을 가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고급 백화점, 명품 거리, 대사관, 국제학교, 고급 호텔 같은 요소들이 보통 함께 등장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직관적인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슈퍼카 쇼룸입니다.

특히 부가티처럼 차 한 대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브랜드는 아무 곳에나 쇼룸을 내지 않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재력가들이 모이는 동네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쿄에서 그 역할을 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히로오와 미나미아자부 일대입니다.

이 지역의 부가티 쇼룸은 단순히 자동차 매장이 아니라, 이 동네가 어떤 소비층을 상정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자리에 과거 절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극단적인 무소유의 자리에서 극단적인 소유의 상징으로 바뀐 셈이니, 히로오다운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이묘 저택지에서 대사관 거리로 이어진 역사

히로오가 고급 주거지로 자리 잡은 배경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에도시대에는 다이묘들의 영지와 큰 저택, 경작지가 있던 곳이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귀족과 가신들이 머무는 큰 공간이 있었던 지역이니, 처음부터 좁고 복잡한 서민 주거지와는 결이 달랐습니다.

이후 메이지와 다이쇼 시대를 지나며 각국 대사관들이 이 일대에 들어왔습니다. 높은 지대, 넓은 땅, 관가와의 거리,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이 맞물리면서 외교 시설이 자리 잡기 좋은 조건을 갖췄던 것입니다.

대사관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분위기가 생깁니다. 외국인 거주자, 교육기관, 병원, 도서관, 고급 주거 수요가 따라옵니다. 히로오가 오늘날 도쿄의 유명 학군지이자 상급 주거지로 불리는 이유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히로오 홈즈와 히로오 타워즈가 보여주는 1970년대 고급 맨션

히로오역 2번 출구에서 먼저 볼 만한 곳은 히로오 홈즈와 히로오 타워즈입니다. 준공 후 5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일대를 대표하는 고급 맨션으로 이야기되는 건축입니다.

이 건물은 일본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마키 후미히코의 작업으로 언급됩니다. 외관은 요즘 고급 타워맨션처럼 번쩍거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판상형 구조, 긴 수평창, 필로티, 기능적이고 절제된 입면이 먼저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 시절의 고급 주거가 무엇을 지향했는지 드러납니다. 효율적 구조, 넓은 평면, 주차와 공용공간을 고려한 1층 구성, 외벽에 과한 장식을 붙이지 않는 태도까지. 지금 보면 조용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앞선 고급 주거의 문법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히로오 홈즈와 타워즈는 새것처럼 빛나는 건물이 아니라, 반세기가 지나도 품격을 잃지 않는 고급 맨션의 기준처럼 보입니다.

마키 후미히코의 두 얼굴을 한 동네에서 만난다

히로오 홈즈와 타워즈가 절제된 모더니즘의 얼굴을 보여준다면, 주변 상가와 은행 건물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1980년대 이후 마키 후미히코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기하학적 형태를 더 과감하게 사용하던 시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원기둥과 육면체가 겹치는 외관, 단정하지만 어딘가 실험적인 조합은 오모테산도 스파이럴 같은 작업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만 이곳은 주민 생활과 연결된 상업·편의시설이기 때문에, 내부까지 파격적이라기보다는 외관 구성에서 조심스럽게 실험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같은 건축가의 다른 성격을 한 동네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히로오 건축 산책의 재미입니다. 다이칸야마 힐사이드 테라스와 함께 보면, 마키 후미히코가 도시와 주거, 상업시설을 어떻게 다르게 다뤘는지 더 선명해집니다.

안도 다다오의 교회는 작은 대지 안에서 깊이를 만든다

히로오에서 빼놓기 어려운 건축 중 하나가 안도 다다오의 교회입니다. 노출 콘크리트, 종교 건축, 안도 다다오라는 조합은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이 교회는 도심 주택가에 자리해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생각보다 조용하고, 삼각형 창문을 제외하면 강한 인상을 바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공간의 구성이 달라집니다.

건물은 이등변삼각형 형태에 가깝고, 끝에 놓인 십자가를 기준으로 예배당이 펼쳐집니다. 외부에서 쉽게 예측되지 않던 공간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드러나는 방식입니다. 안도 다다오 특유의 동선 통제와 빛의 연출이 작은 대지 안에서도 살아납니다.

히로오의 안도 다다오 교회는 큰 규모로 압도하기보다, 낮아지고 돌아 들어가는 동선으로 신성함을 만드는 건축입니다.

히로오 건축 산책에서 먼저 보면 좋은 흐름

히로오역에서 시작해 히로오 홈즈와 타워즈로 1970년대 고급 맨션의 기준을 보고, 플래티넘 거리 쪽으로 걸으며 부가티 쇼룸을 지나, 안도 다다오의 교회와 마키 후미히코의 유대교 회당을 함께 보면 이 동네의 국제성과 건축적 깊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유대교 회당이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이유

히로오에는 일본 유대교단의 회당과 커뮤니티 센터도 있습니다. 이 건물 역시 마키 후미히코의 작품으로 언급됩니다. 대사관과 국제학교, 외국인 커뮤니티가 많은 히로오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시설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외관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입구의 표시와 외벽의 육망성 타일을 통해 유대교 건축임을 알 수 있지만, 전체 분위기는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타국의 시나고그처럼 강한 상징성을 전면에 세우기보다, 조용한 주택가 안에 조심스럽게 자리한 느낌입니다.

이런 시설이 히로오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동네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비싼 집이 모인 곳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외교와 국제 커뮤니티, 교육과 종교 시설이 함께 쌓인 동네라는 뜻입니다.

일본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고급 맨션, 히로 가든 힐즈

히로오를 이야기할 때 마지막으로 반드시 봐야 할 곳은 히로 가든 힐즈와 히로 가든 포레스트입니다. 4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최고급 맨션 단지로 불리는 곳이며, 약 1800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언급됩니다.

한국인에게 대단지 아파트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일본, 특히 도쿄 중심부에서 대규모 고급 맨션 단지는 흔한 형식이 아닙니다. 일본의 고급 주거는 단독주택이나 하나의 타워맨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히로 가든 힐즈는 일본인에게도 이례적인 존재입니다. 1970년대 고급 아파트의 기준을 만들겠다는 큰 목표로 시작된 단지였고, 런던 타운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도쿄 한복판에 이 정도 규모와 녹지를 가진 단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합니다.

도쿄판 압구정 현대아파트처럼 읽히는 이유

히로 가든 힐즈를 한국식으로 비유한다면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떠오릅니다. 오래된 단지이지만 입지, 상징성, 거주층, 단지 규모,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 단지는 오래되었지만 낡아 보이는 방식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외관 타일과 조경, 동선이 잘 관리되어 있고, 단지 안에는 높은 가로수와 넓은 녹지가 이어집니다. 공원이 단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가 공원 안에 놓인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도 있습니다.

더 인상적인 점은 단지 상당 부분이 외부에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최고급 맨션 단지임에도 주요 길이 주변 대학교, 병원, 주택가와 이어져 있어 인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고급 주거가 반드시 높은 담장과 폐쇄성으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히로 가든 힐즈는 꽤 많은 생각을 남깁니다.

히로오가 새것보다 오래된 품격으로 보이는 순간

히로오는 아자부다이 힐스처럼 최첨단 마천루가 압도하는 동네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새것도 있지만, 오래된 것을 고급스럽게 유지하는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이 동네가 이미 1970~80년대부터 고급 주거와 국제적 생활권을 형성해왔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이 1990년대 이후 도쿄 중심부 고층 맨션 흐름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면, 히로오에는 이미 그 이전부터 상징적인 주거 건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히로오의 건축은 최신성보다 지속성으로 보입니다. 반세기 가까운 고급 맨션이 아직도 동네의 중심처럼 남아 있고, 교회와 회당, 대사관 거리와 고급 상권이 조용히 겹칩니다.

히로오 여행은 건물보다 동네의 결을 보는 산책이다

히로오를 걷는 재미는 단일한 랜드마크 하나에 있지 않습니다. 부가티 쇼룸, 모더니즘 맨션, 안도 다다오의 교회, 유대교 회당, 히로 가든 힐즈가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 동네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한쪽에는 국제성과 부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오래된 주거 문화와 조용한 관리의 힘이 있습니다. 새 건물을 계속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오래된 건축을 여전히 가치 있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동네의 품격이 만들어집니다.

도쿄에서 건축 여행을 계획한다면 히로오는 충분히 걸어볼 만한 지역입니다. 큰 소리로 화려함을 외치는 곳은 아니지만, 천천히 보면 왜 이곳이 도쿄 최고의 부촌 중 하나로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히로오의 진짜 매력은 비싼 동네라는 사실보다, 오래된 부와 국제적 문화, 현대건축이 조용하게 겹쳐진 도시의 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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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신주, 대만 반도체 도시가 경제와 집값, 생활 풍경까지 바꾼 이유

TSMC 신주, 대만 반도체 도시가 경제와 집값, 생활 풍경까지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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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신주, 대만 반도체 도시가 경제와 집값, 생활 풍경까지 바꾼 이유 - 도시 1

TSMC 신주를 걷다 보면 한 기업이 도시의 분위기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바로 느껴진다. 오래된 사원과 시장 골목이 남아 있는 구도심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고층 아파트와 넓은 공원, 비싼 차량이 줄지어 선 신도시가 나타난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단순히 공장 안에서만 움직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집과 학교, 출퇴근 동선, 도시의 집값까지 바꿔놓은 거대한 흐름이다.

2025년 대만은 주요 국가들 가운데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1인당 GDP는 오랜만에 한국을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중심에는 TSMC가 있다.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회사, 스마트폰과 AI 서버,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수많은 칩을 실제로 생산하는 회사다.

대만의 성장은 이제 TSMC를 빼고 설명하기 어렵고, 신주는 그 성장이 도시의 형태로 드러나는 장소다.

대만 경제성장의 이름 뒤에는 TSMC가 있다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을 앞질렀다는 소식은 꽤 상징적이다. 하지만 이 숫자를 그대로 생활 수준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자막에서는 대만 노동자의 월 중위임금이 약 153만 원, 한국은 약 285만 원 수준으로 언급된다. GDP는 높아졌지만, 일반 노동자가 체감하는 임금은 아직 다르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 간극은 대만 성장의 성격을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 그중에서도 TSMC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지만, 그 과실이 사회 전체에 고르게 퍼지는 것은 아니다. 고급 엔지니어, 첨단기업, 반도체 공급망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성장이 더 강하게 집중된다.

TSMC의 매출은 2025년 기준 대만 GDP의 14.7%에 달한다고 언급된다. 한 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 정도라면, “대만은 TSMC가 먹여 살린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니게 들린다.

신주는 처음부터 반도체 도시가 아니었다

신주는 원래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통 도시다. 오래된 성벽과 사원, 시장 골목이 남아 있고, 구도심에는 지금도 오래된 건축물과 생활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다. 타이베이보다 더 오래된 도시의 결이 느껴지는 곳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하지만 1980년을 전후로 이 도시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970년대 대만은 외교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흔들리는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UN 퇴출, 오일쇼크 같은 충격 속에서 대만은 결국 기술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결론에 가까워졌다.

1973년 공업기술연구원이 세워졌고, 엔지니어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돌아온 사람들이 1980년 신주에 첫 반도체 회사인 UMC를 만들었다. 이때부터 신주는 전통 도시에서 기술 도시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다.

모리스창과 TSMC가 만든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길

대만 반도체 산업의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모리스창이다. 미국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1985년 대만으로 돌아와 공업기술연구원 원장으로 부임했고, 1987년 TSMC를 창립했다.

TSMC의 아이디어는 당시로서는 매우 특별했다. 직접 브랜드 제품을 만들거나 칩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대신 생산하는 전문 파운드리 모델이었다. 지금은 너무 익숙한 구조지만, 당시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던 방식이었다.

이 모델은 시간이 지나며 강력한 신뢰를 얻었다. 엔비디아, 퀄컴 같은 회사들이 칩을 설계하고, TSMC가 생산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자체 브랜드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객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신뢰 요소가 됐다.

TSMC의 힘은 단순히 반도체를 잘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기술 기업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생산 구조를 만든 데 있다.

신주 과학단지는 대만의 실리콘밸리가 되었다

신주 과학단지는 이제 대만 반도체 산업의 상징 같은 공간이다. 500개가 넘는 첨단 기업과 16만 명 이상의 인력이 모여 있는 곳으로 언급된다. TSMC뿐 아니라 관련 기업, 연구기관, 대학, 공급망이 한곳에 밀집하면서 도시 전체가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 지역의 특징은 인재 밀도다. 현지에서는 석사와 박사 비중이 매우 높고, “모두가 엔지니어인 도시”처럼 느껴질 정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칭화대, 교통대 같은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이 주변에 자리하며 인재 공급과 기술 생태계를 뒷받침한다.

신주가 특별한 이유는 공장만 있는 도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기관, 대학, 제조시설, 주거지, 교육 인프라가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반도체 생활권을 만들었다.

신주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식

신주는 오래된 전통 도시 위에 반도체 산업이 덧입혀진 도시다. 구도심에는 사원과 시장이 남아 있고, 과학단지에는 세계 최첨단 기업이 모여 있으며, 인근 주베이에는 엔지니어 가족을 위한 신도시 생활권이 형성되어 있다.

구도심 신주와 신도시 주베이는 전혀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신주의 구도심은 시장과 사원, 오래된 역사가 남아 있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사람들이 몰리고, 향 냄새와 음식 냄새가 뒤섞인 시장 골목이 살아난다. 오래된 신주역 역시 도시의 중심을 이루는 상징적인 장소로 소개된다.

반면 주베이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고속철도역 주변으로 고층 아파트와 신축 건물, 대형 공사 현장이 이어지고, 넓은 공원과 정비된 도로가 신도시의 분위기를 만든다. 구도심에서 차로 15분 정도만 이동해도 도시의 결이 확 바뀐다.

주베이는 신주 과학단지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거주하기 위해 성장한 도시로 볼 수 있다. 과학단지 안팎으로 일자리가 늘고, 높은 소득의 전문직 가구가 들어오면서 주거 수요가 빠르게 커졌다.

주베이는 대만식 동탄처럼 보인다

한국 도시와 비교한다면 주베이는 동탄신도시와 닮은 점이 많다. 동탄이 삼성 화성캠퍼스와 GTX,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성장한 것처럼, 주베이도 TSMC와 신주 과학단지를 배경으로 커졌다.

공원에는 아이들이 많고, 주변에는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있으며, 주차장과 도로에는 고급 차량이 눈에 띈다. 타이베이의 밀도 높은 도시 풍경과는 다르게, 주베이는 신도시 특유의 넓고 계획된 느낌을 준다.

다만 신도시는 언제나 장단점이 함께 있다. 살기에는 편리하지만, 오래된 도심이 가진 문화적 깊이나 골목의 분위기는 부족할 수 있다. 대신 아이를 키우기 좋고, 안전하고, 주거 환경이 정돈되어 있다는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TSMC 연봉은 도시의 집값과 교육열까지 바꿨다

TSMC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1억 5천만 원 수준으로 언급된다. 대만 중위임금의 여러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런 소득을 가진 사람들이 한 지역에 몰려 살면 도시의 소비 수준과 주거 수준, 교육 환경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주베이의 집값 역시 빠르게 올랐다. 자막에서는 2020년 평당 약 30만 대만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2024년 평당 약 80만 대만달러대로 올랐다고 언급된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교육열도 강하다. 영어와 중국어로 수업하는 이중언어 학교, 국제학교에 가까운 교육기관이 여러 곳 생기고, 학비 역시 높은 수준으로 언급된다. 반도체 산업의 고소득 가구가 모이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가 도시의 중요한 분위기가 되었다.

TSMC는 신주에 일자리만 만든 것이 아니라, 집값과 학교, 가족의 생활 방식까지 함께 바꿔놓았다.

화려한 성장 뒤에는 워라밸의 그림자도 있다

반도체 산업의 높은 연봉 뒤에는 강도 높은 노동이 있다. 자막에서는 TSMC의 워라밸이 매우 힘든 편으로 언급되고, 과거 직원 부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녀가 같은 회사에 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높은 보상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긴 근무시간과 강한 업무 압박이 따라올 수 있다. 주말 공원에 나온 가족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이면서도, 그 시간이 평일의 긴 노동 끝에 겨우 확보된 시간일 수 있다는 점이 묘하게 대비된다.

대만 반도체 도시의 성공은 높은 연봉과 성장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치열한 노동과 교육 경쟁, 빠르게 오른 집값의 부담도 함께 있다.

GDP가 올라도 모두가 같은 성장을 체감하진 않는다

대만의 경제성장률과 1인당 GDP는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중위임금과 생활 체감을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TSMC와 반도체 생태계 주변 사람들은 빠르게 부를 축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같은 속도로 성장의 과실을 느끼기 어렵다.

신주와 주베이는 이 격차를 도시의 형태로 보여준다. 구도심에는 오래된 건물과 시장이 남아 있고, 신도시에는 고층 아파트와 국제학교, 고급 레스토랑이 생긴다. 같은 도시권 안에서도 생활의 리듬과 소비 수준이 달라진다.

이런 모습은 한국에도 낯설지 않다. 특정 대기업과 산업단지가 지역 경제를 끌어올리고, 그 주변 신도시가 성장하며, 집값과 교육열이 함께 오르는 풍경은 이미 여러 도시에서 볼 수 있다.

한 기업이 도시를 바꾸고, 도시는 다시 나라를 바꾼다

신주는 전통 도시에서 반도체 도시로, 주베이는 엔지니어 가족의 신도시로 변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공장이 하나 들어선 결과가 아니다. 정부의 장기적인 기술 전략, 해외 인재의 귀환, 대학과 연구기관, 민간 기업의 성장,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겹친 결과다.

TSMC는 대만 경제의 상징이 되었고, 신주는 그 상징이 실제 도시 풍경으로 나타나는 장소가 되었다. 오래된 사원 앞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 과학단지로 출근하는 엔지니어, 주베이 공원에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이 모두 같은 산업의 영향권 안에 있다.

그래서 신주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지금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도시를 바꾸는지 보여주는 현장처럼 느껴진다. 반도체 하나가 스마트폰과 AI 서버를 움직이는 것을 넘어, 한 도시의 집값과 학교, 가족의 일상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TSMC 신주는 반도체 산업이 공장 안의 기술이 아니라 도시와 삶의 구조를 바꾸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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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 같은 학교, 같은 스승.

그런데 한 사람은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대만에 남아 한 시대의 건축을 만들었습니다.

1917년, 중국에서 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한 명은 4월 광저우에서, 또 한 명은 7월 베이징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중국 최고 명문가의 아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상하이와 쑤저우를 오가며 자랐고, 10대에 서양으로 건너가 유럽과 미국의 공기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은 같은 도시, 같은 학교, 같은 스승 앞에 앉게 됩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원.

바우하우스를 창시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의 교실이었습니다.

한 명은 훗날 세계가 I. M. 페이라고 부르게 될 건축가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하며 20세기 대표 건축가 중 한 명이 된 인물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왕다홍입니다.

한국에는 비교적 낯선 이름이지만, 대만에서는 현대건축의 시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축가입니다.

두 사람의 출발선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아버지가 만든 두 건축가의 다른 무대

I. M. 페이의 아버지는 은행가였습니다.

정치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금융계에 몸담은 인물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페이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습니다.

중국이 혼란에 빠지는 동안 그는 미국에 남았고, 이후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습니다.

반면 왕다홍의 아버지는 전혀 다른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왕충후이는 중화민국의 초대 외교부장이자 장제스의 최측근이었습니다.

권력의 중심에 있던 아버지를 따라 왕다홍은 1952년 대만으로 건너왔고, 그 섬이 그의 건축적 무대가 됩니다.

한 아버지는 권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고,

다른 아버지는 권력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아들은 서로 다른 무대 위에서 건축가가 되었습니다.

I. M. 페이는 세계를 향해 나아갔고,

왕다홍은 대만이라는 섬 안에서 자신의 건축을 만들어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만에서 만날 수 있는 왕다홍의 세 건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그가 대만에서 처음 지은 자신의 집,

두 번째는 국립대만대학교 학생활동센터,

세 번째는 권력과 타협하며 완성한 국부기념관입니다.


1. 왕다홍의 집

가장 자유롭게 자신을 담아낸 작은 집

왕다홍이 대만에 와서 처음 지은 건물은 자신의 집이었습니다.

1953년, 30대 중반의 왕다홍은 아버지가 사준 약 90평의 땅 위에 26평 남짓한 작은 집을 설계했습니다.

하버드를 졸업한 지 10년이 조금 넘은 시기였습니다.

이 집은 지금 원래의 위치에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타이베이 파인아트 뮤지엄 뒤편에 레플리카 형태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전시장뿐만 아니라, 대만 현대건축의 출발점 같은 이 작은 집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 집

왕다홍의 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높은 담장입니다.

도로에서는 집 내부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바깥에서는 벽돌 담장만 보이고, 그 안에 어떤 공간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없습니다.

이 방식은 필립 존슨의 하버드 시절 집, 이른바 ‘Thesis House’를 떠올리게 합니다.

필립 존슨은 하버드에서 졸업 논문 대신 자신의 집을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집 역시 외부와 단절된 담장 안에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 언어를 담은 공간이었습니다.

왕다홍도 그 집을 보았고, 아마 큰 자극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왕다홍의 집은 단순히 서구 모더니즘을 복제한 집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왕다홍이 어린 시절 쑤저우에서 보고 자란 중국 정원의 감각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긴 창, 작은 연못, 둥근 월동창, 대나무가 보이는 장면들.

이 요소들은 집 안에 동양적 감각을 조용히 심어놓습니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영향, 그리고 왕다홍식 변주

왕다홍은 하버드에서 발터 그로피우스에게 배웠지만, 실제로는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에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의 집에는 문이 거의 없습니다.

벽은 공간을 막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공간을 느슨하게 나누는 판처럼 쓰입니다.

이런 방식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나 판스워스 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미스의 공간감과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왕다홍은 대만의 현실 속에서 그것을 다르게 풀어야 했습니다.

당시 대만에서는 강철 같은 현대적 재료를 마음껏 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철 대신 벽돌과 목재를 사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집은 서구 모더니즘을 따르면서도, 조금 더 따뜻하고 아시아적인 분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빨간색, 검은 바닥, 그리고 직접 설계한 가구

집 안으로 들어가면 왕다홍이 좋아했다는 빨간색이 곳곳에 보입니다.

입구에는 빨간색 옷장이 있고, 문이나 손잡이, 가구에도 강한 색의 포인트가 들어갑니다.

바닥은 어둡고 반질반질한 타일입니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습니다.

왕다홍이 어느 날 구두약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닦고 난 부분이 유난히 아름답게 빛났다고 합니다.

그 이후 그는 바닥을 구두약으로 계속 닦았다고 합니다.

기능과 미감 사이에서 발견한 우연한 아름다움이 집의 분위기가 된 셈입니다.

가구 역시 대부분 왕다홍이 직접 설계했습니다.

의자, 조명, 침대, 수납장 등은 미스의 가구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어딘가 중국적인 감각을 품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디테일입니다.

가구의 끝선이 바닥 타일 줄눈과 맞고, 침대 크기도 타일 모듈과 맞춰져 있습니다.

문, 수납장, 바닥, 벽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서 안에서 정리됩니다.

작은 집이지만, 건축가가 얼마나 집요하게 공간을 다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가족에게는 놀이터였던 집

이 집은 건축사적으로는 대만 모더니즘의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하지만 왕다홍의 가족에게는 그저 생활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높은 담장 안쪽은 완전히 가족만의 세계였습니다.

바깥 사람들은 이 집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늘 궁금해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연못도, 중정도, 문 없는 공간도 모두 놀이의 일부였습니다.

연못에서 물고기를 잡고, 문이 없는 집 안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기억들이 전해집니다.

건축가의 실험이자, 한 가족의 일상.

왕다홍의 집은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었습니다.


2. 국립대만대학교 학생활동센터

바우하우스의 언어가 학생들의 일상과 만나다

두 번째로 찾아간 건물은 국립대만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는 학생활동센터입니다.

국립대만대학교는 일본 통치 시기 제국대학으로 출발한 학교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대학교와 비슷한 상징성을 가진 대만의 대표 대학입니다.

이 캠퍼스 안에 왕다홍이 설계한 학생활동센터가 있습니다.

1961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왕다홍의 이름을 대만 건축계에 널리 알린 작품입니다.


장식을 걷어낸 기하학적 건축

학생활동센터는 첫눈에 봐도 장식적인 건물이 아닙니다.

건물은 단순한 기하학으로 구성되어 있고, 반복되는 창과 선, 구조가 정직하게 드러납니다.

백색의 절판 지붕, 격자형 창, 검정과 빨강의 대비, 곳곳에 들어간 파란색 포인트가 강한 인상을 만듭니다.

바우하우스가 추구했던 기능주의적 태도가 이 건물 안에 분명하게 들어 있습니다.

장식으로 건물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구조와 기능, 사용 방식 자체가 형태가 되는 건축입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쓰는 공간

이 건물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형태가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곳은 학생들이 실제로 머물고, 밥을 먹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쉬는 공간입니다.

즉 건축이 사람들의 일상과 직접 만나는 장소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동아리방들이 이어집니다.

피아노 연습실, 보드게임 클럽, 학생회 공간 등 다양한 활동이 건물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건물 중앙에는 작은 중정이 있고, 물소리와 빛이 공간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이 중정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지나가고, 머물고, 바라보는 공간의 중심입니다.

왕다홍은 모더니즘의 언어를 사용했지만, 그 안에 동양 건축에서 중요한 비워진 중심, 즉 중정의 감각을 함께 넣었습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건물

학생활동센터를 둘러보면 작은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 손잡이의 색, 창의 비례, 방충망이 달린 문, 슬라이딩 방식으로 내려오는 창, 상점의 셔터까지 하나의 디자인 언어 안에서 정리되어 있습니다.

특히 빨간색과 검은색의 조합은 왕다홍의 건축적 색감처럼 보입니다.

왕다홍의 집에서도 보였던 빨간색은 이 건물에서도 반복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오늘날 이 건물 안에 맥도날드 같은 현대적 상업 공간이 들어와 있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건물이 워낙 명확한 질서와 강한 골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기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좋은 공공건축의 힘입니다.


3. 국부기념관

권력과 싸우며 완성한 기념비적 건축

세 번째 건물은 타이베이의 국부기념관입니다.

국부기념관은 쑨원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입니다.

타이베이 101과 타이베이 돔이 가까운 곳에 있어, 지금은 타이베이 도심의 중요한 장면을 이루는 건축입니다.

왕다홍은 1965년 국부기념관 설계 공모에서 1위를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


“너무 서양적이다”

왕다홍의 초기 설계안은 지금의 국부기념관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그는 중국 건축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싶어 했습니다.

전통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는, 철근콘크리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중국적 건축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장제스 측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너무 서양적이다.”

“더 중국적이어야 한다.”

이 요구로 인해 왕다홍은 설계를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일부 장식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건물의 인상과 방향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왕다홍은 훗날 이 작업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로 말했다고 합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중국적 기념관

완성된 국부기념관은 전통 중국 건축의 형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큰 지붕, 기념비적인 축, 넓은 광장, 강한 대칭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료는 전통 목구조가 아닙니다.

왕다홍은 철근콘크리트를 사용했습니다.

기둥과 보, 벤치와 주변 요소들까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습니다.

전통적 형태를 현대 재료로 번역한 셈입니다.

여기서 왕다홍의 고민이 드러납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던 건축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현대건축가였습니다.

다만 대만이라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그리고 국가 기념관이라는 상징성 속에서,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했습니다.

그 균형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공모와 왕다홍의 상처

왕다홍의 건축 인생에서 비슷한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설계 공모에서도 왕다홍은 1등을 했지만, 장제스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결국 원안대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왕다홍은 자신의 설계안을 완전히 바꾸고 싶어 하지 않았고, 결국 그 프로젝트는 그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설계도가 오랫동안 거의 사라진 것처럼 여겨졌다는 점입니다.

이후 하버드 시절 동료가 보관하고 있던 일부 자료를 통해서야 그 안의 흔적이 다시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왕다홍이 단순히 건물을 설계한 사람이 아니라, 시대와 권력의 압력 속에서 자신의 건축을 지키려 했던 인물임을 보여줍니다.


세 건물이 보여주는 왕다홍의 세 얼굴

왕다홍의 세 건축은 서로 전혀 다른 조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1. 자신의 집

누구의 요구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건축을 가장 온전하게 담아낸 공간입니다.

이 집에서는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영향, 필립 존슨과의 관계, 쑤저우 정원의 기억, 왕다홍 개인의 취향이 모두 드러납니다.

가장 작지만 가장 순수한 건축입니다.

2. 국립대만대학교 학생활동센터

이 건물은 왕다홍의 모더니즘이 공공건축으로 확장된 사례입니다.

바우하우스의 언어, 기하학적 질서, 기능적 구성, 학생들의 실제 사용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건축이 사람들의 일상과 만나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3. 국부기념관

이 건물은 왕다홍이 권력과 충돌하면서 완성한 건축입니다.

그가 하고 싶었던 건축과 국가가 요구한 건축 사이에서 타협과 저항이 동시에 담긴 결과물입니다.

가장 크고 기념비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복잡한 건축입니다.


왕다홍이 대만 현대건축에 남긴 것

왕다홍의 건축은 단순히 예쁜 건물을 남긴 것이 아닙니다.

그는 대만에 현대건축의 언어를 들여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서구식으로 그대로 복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스 반 데어 로에를 배웠고, 그로피우스의 교실에 앉았으며, 필립 존슨의 집에서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쑤저우 정원의 기억, 중국적 공간감, 대만의 재료와 환경을 자신의 건축 안에 넣었습니다.

그 결과 왕다홍의 건축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섭니다.

서구적이지만 완전히 서구적이지 않고,

중국적이지만 전통의 복제는 아닙니다.

그는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계속 고민한 건축가였습니다.


결론: 세계로 간 페이, 섬에 남은 왕다홍

I. M. 페이와 왕다홍은 같은 시대, 같은 배경, 같은 스승에게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자신의 건축을 펼쳤고,

다른 한 사람은 대만이라는 섬 안에서 현대건축의 기초를 만들었습니다.

페이의 건축은 세계사 속에서 빛났고,

왕다홍의 건축은 대만 현대건축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왕다홍의 집, 국립대만대학교 학생활동센터, 국부기념관은 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한 집.

모더니즘을 일상과 연결한 대학 건물.

권력과 충돌하며 완성한 국가 기념관.

이 세 건물을 함께 보면 왕다홍이라는 건축가가 조금씩 보입니다.

그는 화려하게 세계를 누빈 건축가는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만이라는 장소 안에서, 서구 모더니즘과 중국적 감각, 그리고 정치적 현실 사이를 통과하며 자신만의 건축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왕다홍의 건축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한 시대의 고민입니다.

현대적이면서도 지역적일 수 있는가.

전통을 반복하지 않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가.

건축가는 권력의 요구 앞에서 어디까지 자신의 생각을 지킬 수 있는가.

왕다홍의 건축은 지금도 그 질문을 조용히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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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 [자세한 책리뷰]

마키아벨리 《군주론》 [자세한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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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변덕스럽고, 위험을 피하며, 이익에는 극성을 부린다.”

《군주론》은 이런 차갑고 불편한 문장 때문에 종종 “악의 교과서”로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책을 역사적 맥락 속에 놓고 읽으면, 마키아벨리는 도덕을 부정한 사람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기술을 설계한 현실주의자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책의 핵심을 배경 → 개념 → 사례 → 논쟁 → 오늘의 적용 순으로, 블로그용으로 길고 자세하게 풀어낸 리뷰입니다.


1) 한눈에 보기 (TL;DR)

  • 마키아벨리는 혼돈의 이탈리아(분열된 도시국가·외세 개입)에서 국가가 살아남으려면 선의(善意)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 군주의 실력은 비르투(탁월함·능동성)포르투나(행운·환경) 를 다루는 능력, 그리고 자기 군대인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정치에서 결정된다.

  • 때로는 잔혹함도 ‘신속·필요·공익’의 조건 하에서만 정당화된다. 목적은 사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보전이어야 한다.

  • 《군주론》은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한다”가 아니라, “국가의 존속을 위한 최선의 제도·군대·정치” 를 설계하는 책이다.


2) 왜 이 책을 지금 읽는가

  • 불확실성이 상수인 시대: 규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실의 힘(이해관계, 공포, 이익)을 읽는 프레임이 필요하다.

  •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 선량함 + 결단력. 마키아벨리는 두 축의 균형을 제도와 인사, 군대(조직) 설계로 풀어낸다.

  • “사람은 말(원칙)보다 인센티브공포/신뢰의 균형에 움직인다”는 냉정한 통찰은 조직 운영에도 그대로 통한다.


3) 역사적 배경을 꼭 깔아두자 (핵심 맥락 정리)

  • 서로마 멸망 이후 유럽은 봉건 분열 → 십자군·흑사병·화폐경제 → 국민국가(영·프·스) 의 부상.

  • 반면 이탈리아 반도는 도시국가(피렌체·베네치아·밀라노·교황령·나폴리)의 상호 경쟁과 외세(프랑스·스페인·신성로마) 간섭으로 늘 전장.

  • 피렌체 내부도 교황파/황제파 → 백당/흑당 → 인민 vs 신흥부유층으로 끊임없이 분열.

  • 외교·정보 실무자였던 마키아벨리는 납품·선언 아닌 “작동” 을 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4) 기본 개념 4가지로 잡는 《군주론》

4-1. 비르투(virtù) vs 포르투나(fortuna)

  • 포르투나: 운·환경·타인의 힘(강대국 개입, 천재지변, 상대의 배신).

  • 비르투: 결단·담력·기민함·인내 같은 능동적 통치 역량.

  • 메시지: 포르투나는 막을 수 없지만, 제방(제도·준비) 을 쌓는 비르투로 피해와 변동성을 관리하라.

4-2. 군대와 용병

  • 자국 군대(시민군/상비군) 없는 국가는 정치의 연장(전쟁) 을 수행할 수 없다.

  • 용병은 “패배를 지연할 뿐” — 대의·충성보다 봉급으로 움직인다.

  • 현대적 번역: 핵심 기능을 외주로만 때우면 전략적 자립이 무너진다(핵심 기술·인재는 인하우스).

4-3. 잔인함과 인자함

  • 원칙: 잔인함은 신속·필요·공익일 때만, 그리고 한 번에 끝내라(지속적 공포와 증오는 최악).

  • 인자함은 중요하되, 질서 붕괴를 방치하면 더 큰 잔혹을 부른다.

  • 목적은 사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안정(법·세금·치안·공정 인사).

4-4. 약속과 신의(18장)

  • 상대가 약속을 기만으로 대할 때, 국가의 안전을 위해 유연해야 한다.

  • 그러나 신뢰 자본을 잃으면 장기 통치가 무너진다 — 평판(이미지) 관리의 중요성.


5) 체사레 보르자—사례로 보는 ‘교과서적’ 적용

  • 상황: 교황의 아들로 포르투나(금수저)를 쥐고 출발.

  • 비르투:

    • 용병 지휘관 제거 → 병력을 흡수해 ‘자기 군대’ 구축.

    • 로마냐의 폭정 정리를 ‘대리인’에게 맡기고, 미움이 그에게 집중되면 토사구팽(악은 위임·선은 직접 수행).

  • 한계: 말라리아(환경)와 교황 승계(정치 환경)에서 포르투나가 돌아서자 급전직하.

  • 교훈: 군대/인민 지지 + 승계/연속성(제도화) 없으면 한 번의 행운으로는 버티지 못한다.


6) 《군주론》의 오독과 진짜 쟁점

  • 오독: “목적을 위해선 무엇이든.”

  • 실제: 목적=공동체 보전(국가의 생존·질서·자치), 수단은 신속·필요·공익의 조건을 충족하고 제도화로 이어져야 함.

  • 《로마사 논고》와의 차이: 마키아벨리는 공화정의 미덕도 높이 평가. 상황에 따라 군주정(위기수습) vs 공화정(지속가능)경로전환을 본다.

  • 결국 그는 도덕을 폐기한 게 아니라 도덕만으론 부족한 순간의 운영술을 제시했다.


7) 오늘의 조직·정치·비즈니스에 바로 쓰는 적용

7-1. 리더의 5가지 체크리스트

  1. 핵심전력 인하우스: 제품·데이터·보안·인재채용은 외주가 아닌 자체 역량화.

  2. 질서와 신뢰 균형: 보편적 룰(급여/평가/징계)을 예외 없이 적용—미움보다 경멸을 가장 경계.

  3. 악역의 위임: 구조조정·정리 등은 신속·투명·원칙으로, 일회성으로 끝내고 리더는 미래 비전을 직접 말하라.

  4. 평판 관리: 성과를 제도와 팀功으로 환원—개인의 임기와 무관한 연속성 확보.

  5. 위기 시뮬레이션: 포르투나(규제·사고·팬덤 이탈)에 대비한 플레이북(의사결정권·커뮤니케이션·법무)을 상시 업데이트.

7-2. “잔혹함의 3원칙” 실무 번역

  • 신속: 질질 끌지 않기(분기 안에 마무리).

  • 필요: 데이터로 ‘왜 지금’인지 증명(적자/안전/법적 리스크).

  • 공익: 남은 사람들의 안전·공정·지속성을 분명히. 이후 회복적 인사/보상으로 균형.

7-3. 비르투를 키우는 루틴(7일)

  • Day1: 위기지도(Top5 리스크, 발생확률×영향) 그리기

  • Day2: 핵심 인재·역할 매핑(겹침·결원 파악)

  • Day3: 의사결정 규칙 1장(누가/언제/어떤 데이터로)

  • Day4: 대외 메시지 템플릿(사과/설명/재발방지)

  • Day5: 자체 역량화 로드맵(용병→내재화 스케줄)

  • Day6: 평판 대시보드(신뢰지표: 이직률, NPS, 규정 위반)

  • Day7: 리허설(사고 가정 30분 워게임)


8) 밑줄 긋는 대목(의역)

  • “인간은 선하게 살아야 하지만, 악한 자들 속에서 선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 행운은 강물과 같고, 비르투는 제방과 같다. 물이 잠잠할 때 제방을 쌓는 자가 도시를 지킨다.”

  • 미움보다 경멸을 경계하라—무능은 잔혹보다 빨리 무너진다.”

  • “간헐적·필요한 잔혹은 용서될 수 있으나, 상습적 잔혹은 정권을 파괴한다.”


9) 읽기 가이드 & 에디션 메모

  • 읽기 순서: 6·7·12·15·17·18·20·25장 → 서두·말미 보충. (군대·용병·인사·이미지·신뢰·성채·행운)

  • 맥락 사전: 피렌체·메디치·사보나롤라·체사레 보르자 사건을 먼저 훑고 읽으면 속도가 붙는다.

  • 주석이 풍부한 판을 고르자: 장별 역사 맥락·어휘가 달라지면 해석이 크게 달라진다. (사용자가 언급한 판처럼 장별 해제가 탄탄한 판이 초심자에게 유리)


10) 결론: 도덕인가, 음모의 교본인가—둘 다 아니다

《군주론》은 “도덕 폐기” 가 아니라 “도덕+현실”의 결혼을 요구한다.

국가(혹은 조직)의 존속과 구성원의 안전이라는 ‘공동선’을 분명히 하고, 그 목적을 위해 제도·군대(조직)·인사·커뮤니케이션을 냉정하게 설계하라.

포르투나는 언제든 돌아선다. 그래서 리더는 매일 비르투를 연마해야 한다.

그게 이 책이 500년을 넘어 여전히 실무서처럼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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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워킹투어: 벨그라비아, 메이페어 – 런던의 부유하고 고급스러운 지역들 | 4K HDR

화려함의 정점에 서 있는 런던의 두 대표적인 부촌, **메이페어(Mayfair)**와 **벨그라비아(Belgravia)**를 도보로 탐험해보세요. 우아한 조지안 타운하우스, 럭셔리 부티크, 5성급 호텔, 그리고 사교계의 정점인 프라이빗 멤버스 클럽들이 이 지역을 구성하며, 오랫동안 억만장자, 귀족, 유명인사들의 안식처로 알려져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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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피플] 트럼프의 ‘드론 가이’에서 우크라 협상의 키맨으로···85년생 육군장관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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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가운데)이 23일(현지시간)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 측 계획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가운데)이 23일(현지시간)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 측 계획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드론 기술 협의를 위해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긴급하게 부여한 임무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우크라이나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라”는 것이었다. 더구나 미·러시아가 마련한 러·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초안이 공개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편향안’이라고 반발하던 상황이었다.

외교 경험이 전무한 1985년생 미 최연소 육군 장관에게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로 여겨졌던 과제였다. 그럼에도 드리스컬 장관은 우크라이나와의 협의를 성공적으로 끌어내며 존재감을 한층 키웠고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끼던 ‘드론 가이’에서 차기 국방장관 후보군으로까지 거론되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과 BBC 보도를 종합하면 드리스컬 장관은 예일대 로스쿨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인 JD 밴스 부통령과의 인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네트워크에 진입했다. 두 사람은 공립대학을 졸업한 뒤 미군에 입대했고 이후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2024년 여름 가족과 스위스에서 휴가 중이던 그에게 밴스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된다”는 소식을 전했고, 드리스컬은 즉시 귀국해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대 학보에 따르면 그는 돌아오자마자 아웃렛에서 정장을 산 뒤 우버를 타고 공화당 전당대회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20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로이터연합뉴스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20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된 뒤 육군장관이 된 그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이뤄진 방위군 배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영향력을 키웠다. 이후에는 미 알코올·담배·총기국(ATF) 국장 대행까지 겸임하며 트럼프 행정부 내 입지를 넓혀왔다.

드리스컬을 육군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변화를 이끌 역량을 갖춘 강력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 초안 공개로 외교적 혼란이 커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마음을 돌릴 적임자로 그를 선택했다. 드리스컬 장관은 이런 임무를 맡게 된 것을 “흥분된 도전”이라고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가장 고위급으로 꾸려진 미군 대표단과 함께 키이우로 향했다. 가디언은 드리스컬 장관의 키이우 방문과 이어진 제네바 협상이 미국 측 평화안 수정 작업을 사실상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접근 방식을 “육군 대 육군 대화”라고 설명하며 우크라이나가 미 육군에 쌓아온 신뢰를 고려할 때 효과를 기대할 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드리스컬 장관이 우크라이나 측과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특사를 맡고 있는 퇴역 장군 키스 켈로그가 몇 주 내 사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드리스컬 장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워싱턴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후임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드리스컬 장관은 2007년 장교로 임관해 기병 소대를 지휘했고 2009년에는 이라크 파병 경험도 있다. 상원 재향군인위원회 인턴 출신인데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군 복무 경력을 가진 ‘군 집안’이라는 점도 그의 인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줄곧 육군의 미래 전력 변환을 강조해 온 그는 우크라이나 방문 직전에도 한 팟캐스트에서 “조만간 모든 보병이 전투 현장에서 드론을 휴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향후 2~3년 내 100만대의 드론 구매 목표를 설정해 놓았는데 이는 미국 방산업체들의 현 생산 능력을 넘어서는 규모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연간 15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드론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전쟁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지 않도록 막아낼 수 있는 핵심 협상 카드로도 평가된다. 가디언은 이 지점에서 드리스컬 장관이 우크라이나 측과 논의를 진행하기에 “가장 유용한 대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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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간 아들 연락 두절… 대사관 문의하니 "아들이 직접 신고하라"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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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진행 더뎌" 메시지 후 이틀째 연락 끊겨"제발 살아서만 왔으면" 애타는 아버지

대구 달서경찰서. 달서경찰서 제공

대구 달서경찰서. 달서경찰서 제공

경북 예천군에서 20대 대학생이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출국 2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대구시에서도 30대 남성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이틀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달서경찰서는 캄보디아로 출국한 양모(34)씨로부터 연락이 끊겼다며 실종이 의심된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씨 가족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일 "빌린 돈을 갚기 위해 2, 3주 정도 캄보디아에 다녀오겠다"며 프놈펜행 티켓 사진을 보낸 뒤 오전 비행기로 캄보디아로 떠났다. 프놈펜에 도착한 양씨는 9, 10일 이틀간 "숙소에 도착했다" "지금 일어나서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꼬박꼬박 남겼다.

그러나 한국시간 기준 11일 오후 8시 30분쯤 "일 진행이 더디다. 중국인들이랑 같이 일하는 거라 이따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대화가 끊겼다. 양씨 아버지는 이튿날 새벽까지도 아들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수차례 카카오톡 전화를 걸었지만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

양씨 아버지가 아들과 마지막으로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왼쪽)과 아들에게 신고 방법을 알리기 위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독자 제공


양씨 아버지가 아들과 마지막으로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왼쪽)과 아들에게 신고 방법을 알리기 위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독자 제공

마음이 급해진 아버지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도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당사자(양씨)가 위치한 곳을 직접 알리며 신고하는 게 원칙"이라는 답변만 듣고 좌절했다. 대사관은 지난 9월 홈페이지에 게시한 안내문(취업사기 감금 피해 시 현지 경찰 신고방법 안내)에도 △본인 위치 △연락처 △건물 사진(동·호수) △여권 사본 △현재 얼굴 사진 △구조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동영상 등 자료를 첨부해 피해자 본인이 직접 텔레그램을 통해 신고를 접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사관과 통화를 한 다음 날인 12일 아침 양씨 아버지는 경찰서에 방문해 실종 의심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 신고 외에 할 수 있는 건 텔레그램을 깔아 아들에게 메시지를 남겨놓는 일뿐이었다. 그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 아들에게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많이 불안하지만 제발 살아서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달서경찰서 관계자는 "외교부 등 관계 당국에 사건 통보를 하는 절차는 밟고 있다"면서도 "그 외엔 수사 중인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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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서 또... “2000만원 주면 풀려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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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 청사. /경북청

경북경찰청 청사. /경북청

캄보디아에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이 납치·살해된데 이어 상주에서도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이 범죄조직에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13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A씨와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 신고가 지난 8월22일 접수됐다. A씨는 지난 8월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국 이후 연락이 끊겼던 A씨는 닷새 뒤인 24일 텔레그램 영상 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다시 연락이 끊겼다.

최근 A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가 차용증 내용을 적은 노트를 들고 있는 사진도 게시됐다. A씨는 현재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범죄조직에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가족은 발신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외 범죄 조직이 A씨를 감금한 채 협박·갈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지난 8월23일 캄보디아 한국대사관, 경찰청 국제협력관실과 외교부 영사 콜센터로 사건을 통보했다.

올해 경북지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실종됐다는 신고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7건이다. 이 중 5건은 실종자 등이 확인돼 종결됐다. 미해결은 경주에서 “캄보디아로 간 가족이 연락되지 않는다”고 신고가 접수된 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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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미국 철강 관세 50% 폭탄에 수출 물량 조정·시장 다변화 추진...인도 합작 제철소도 본격화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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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표 이희근)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관세 인상 조치에 대응 전략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 US스틸 공장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이달 4일부터 시행됐다.


송유관용 강관 등은 미국 수출 의존도가 80%를 넘어 고율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일부 품목은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 물량 축소뿐 아니라 고객사 이탈 등 2차 피해까지 염두에 두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전체 수출 중 북미 비중은 10.6%에 달한다. 특히 자동차용 고급 강판과 스테인리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져 왔다. 이처럼 고단가 제품의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전체 수익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 인상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 방어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제품 중심의 수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물량은 국내나 제3국으로 분산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2일 철강협회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와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를 상대로 관세 예외 적용이나 시행 유예를 요청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과거 쿼터제 폐지 때도 유연한 물량 조정으로 대응한 만큼 이번에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 차원의 외교적 대응이 필수적인 만큼 관련 데이터 제공과 협조를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장기 전략으로 인도 시장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연산 500만 톤 규모의 합작 제철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비하르주 파트나 지역에 약 6조 원 규모의 제철소 투자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가동 시점은 2028~2029년이다.


인도의 지난해 완성철강제품 사용량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1억4790만 톤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에 냉연 생산법인과 물류법인, 가공센터를 운영 중이나, 제철소는 없어 이번 투자로 현지 생산과 물류 부담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JSW와의 협업은 아직 MOU 단계이고, 투자액도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통상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것은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http://www.consum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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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對이란 공습, 위협 제거에 필요한 만큼 계속할 것" -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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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일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로이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군사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확인하고 작전이 수일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방금 전 이스라엘 생존에 직결된 이란의 위협을 격퇴하기 위해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작전은 위협 제거에 필요한 만큼 수일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이스라엘의 생존 자체에 대한 현존하는 명백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 핵무기화 프로그램의 핵심부를 공격했다"며 "나탄즈에 있는 이란의 주요 농축 시설을 공격했다. 이란 핵무기 개발에 참여하는 과학자들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주요 시설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들도 방어한다"며 "이웃 아랍국가들을 방어한다. 그들 역시 이란의 혼란과 학살로 고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 안보 당국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의 단독 군사작전만으로 이란의 핵 위협이 제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주요 목표물은 이란의 핵 시설과 군 자산, 이란군의 핵심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공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 정부는 군사적, 외교적으로 이 공격을 감행할 기회를 노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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